알렉산더 즈베레프(2위·독일)가 토미 폴(11위·미국)의 공을 백핸드로 수비하는 순간, 하늘에서 깃털이 하나 떨어지고 있었다. 이때 심판이 ‘렛’을 선언했다. 코트에 이물질이 떨어지면서 이 포인트 자체를 무효로 처리했다. 자신의 스트로크를 잘 넘긴 츠베레프는 이때 평정심을 잃으면서 “이건 깃털이다. 코트에는 깃털이 수백만 개나 날리고 있다”고 깃털을 들고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츠베레프가 2세트 이 고비를 잘 넘기며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에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츠베레프는 21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에서 폴을 3-1(7-6<7-1> 7-6<7-0> 2-6 6-1)로 제압했다. 1·2세트 두 번의 타이브레이크 승부에서 승리한 것이 분수령이 됐다.
츠베레프의 통산 9번째 메이저대회 준결승 진출이다. 이는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준결승 진출 기록이다. 츠베레프는 지난 시즌 후반부터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야니크 신네르(이탈리아),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함께 경쟁 중이다. 현재 7연승으로 호주오픈에서 메이저 첫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츠베레프의 4강 상대는 이어질 조코비치-알카라스전 승자다.
여자부에서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상위 랭커인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2위·그리스)와 교제 중인 파울라 바도사(12위·스페인)가 여자 단식 4강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바도사는 코코 고프(3위·미국)를 2-0(7-5 6-4)으로 꺾었다. 바도사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단식 4강에 진출했다. 바도사의 메이저 대회 종전 최고 성적은 2021년 프랑스오픈과 지난해 US오픈 8강이었다.
그녀의 남자친구인 치치파스는 이번 대회 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