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곽노정, 반도체 육성 "단독 투자로는 한계" 한 목소리

2025-12-10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가 한 목소리로 초대형 투자 부담을 토로했다. 개별 기업의 선행 투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제도 지원이 필수라는 주장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AI 시대의 경쟁력은 데이터 처리 능력에 달려 있다"며 "AI 변혁의 중심에 반도체가 있지만 기업 단독 투자로는 감당이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빅테크의 천문학적 투자 속에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이 결합된 첨단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정부의 펀드 조성이 민간 투자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AI 경쟁은 기업 간 대결을 넘어 국가 총력전의 양상"이라며 "핵심은 우수 인재 확보이며, 반도체 대학원 설립 등 인재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부장 공급망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평택 캠퍼스에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도 이날 "AI 메모리 수요는 장기간 증가하고 공급은 제한적"이라며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제적 증설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 청주에 42조를 단계적으로 투입 중이지만 초대형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곽 사장은 "반도체 투자는 '먼저 깔고 나중에 버는' 산업"이라며 "규제 완화와 전력·용수 같은 기반 지원이 없으면 경쟁국 대비 속도에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AI 시대 투자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정책 지원이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과 인재 확보에서 국가 역할이 강화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후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이다.

이 같은 우려에 이재명 대통령은 "금산분리를 훼손하지 않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예전에 말한 것 중 하나가 투자 자금 문제인데 일리가 있더라"며 "그게 어쩌면 산업발전의 저해요소라서 제도적으로 이미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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