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온 M&A] 새주인 엔큐 인수능력 의문…상폐심사로 귀결된 과거 이력 '눈길'①

2025-02-18

바이온 최대주주 씨티엠, 엔큐 등과 공동 경영 계약

엔큐 최대주주 박윤형, 한계기업 M&A 추진 대부분 무산

경영 정상화 의지 의문…"주가부양 후 엑시트 목적 가능성"

[인사이트녹경=박준형 기자] 바이온이 재무적투자자(FI) 등 외부 도움을 받아 공동 경영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공동 경영에 나서는 법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인 박윤형 씨는 과거에도 여러 상장사 인수합병(M&A)에 등장한다. 하지만 박 씨가 M&A에 나섰던 상장사 상당수는 딜이 최종 무산됐으며, 이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공동 경영을 통한 바이온 정상화가 가능하겠냐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상폐 위기 속 엔터 신사업 진출…주가부양 목적 지적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바이온은 지난 5일 경영권 변경 등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씨티엠이 주식회사 엔큐, 블랙타이거1호 조합과 공동 경영에 나설 예정으로 이들 주체는 오는 24일 10억원의 유상증자를 납입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오는 24일이다. 유증 납입 대상은 엔큐와 블랙타이거 조합이 지정한 이들로 김광영, 김완수, 정종학, 민혜원 씨 등 4인이 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앞서 바이온은 지난해부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다만 경영권 매각은 최종 철회되자 재무적투자자(FI) 등 외부도움을 받아 공동 경영에 나선 셈이다.

유증 납입 전이지만 이미 바이온 보드진에는 엔큐와 블랙타이거 조합 측이 지정한 이들이 선임됐다. 지난 6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최석민, 황혜영, 이현식 씨 등을 이사로 선임했다.

바이온은 동공 경영 선언과 함께 엔터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신규 사업목적으로 △엔터테인먼트업 △연예인 및 스포츠선수 기타 공인 매니지먼트업 등을 추가했으며, 새로 이사에 오른 황혜영 씨는 90년대 혼성그룹 ‘투투’ 출신 방송인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일각에선 바이온의 공동 경영에 나선 이들의 목적이 경영 정상화보단 주가 부양 등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동 경영에 나선 이들이 투입하는 자금이 10억원에 불과한 데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인물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무자본 인수합병(M&A) 등을 시도했던 인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온은 경영권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상장폐지 우려가 불거지면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

바이온 최대주주인 씨티엠은 지난해부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 온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5일 바이온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이 지난해 7월 체결됐다가 작년 12월 취소됐다고 5일 공시했다. 최대주주 변경 양수도 계약은 공시 사항이지만 이를 숨긴 것이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경영권 양수도 계약 미공시 관련 사실여부 등에 대한 공시 요구를 받고 이를 공시했다.

이에 바이온은 상장폐지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재 거래소로부터 △공시불이행 2건 △공시번복 1건 등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됐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벌점이 10점만 넘어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바이온은 이미 최근 1년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따른 벌점 5점을 받았다. 코스닥 상장 규정상 최근 1년간 누계벌점 15점 이상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다.

공동 경영 박윤형, 한계기업 M&A 시도…대부분 상폐

시장에선 바이온 공동 경영에 나선 엔큐와 최대주주인 박윤형 씨에게 집중하고 있다. 박 씨는 과거 엣지파운드리(전 트루윈)을 비롯해 푸른소나무(전 PHC, 필로시스헬스케어) 등 여러 한계기업 M&A에서 등장했던 인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엔큐는 법인은 경영컨설팅 회사로 지난해 1월 자본금 1억원에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박윤형 씨로 지분 52%를 보유하고 있다. 박 씨는 캡스톤인베스트라는 법인에서도 최대주주로 있었다. 캡스톤인베스트는 판게아아이앤씨라는 법인이 사명을 바꾼 곳으로 지난 2019년 동시에 여러 상장사 M&A에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지분 대부분은 박윤형씨와 구명환씨가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캡스톤인베스트는 지난 2019년 트루윈(현 엣지파운드리)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계약금 20억원을 모두 차입해서 지급했으나, 중도금 납입에 실패하며 최종 철회됐다.

캡스톤인베는 같은해 코넥스 상장사 케미메디(옛 한국전통의학연구소)에서도 유증(10억원)에 참여했으나 대금을 납입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판게아아이앤씨는 코스닥 상장사 이엘케이에도 8억원 규모의 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해 코스닥 상장사 토필드(현 푸른소나무, 전 피에이치씨) 인수작업에도 참여했다. 2019년 1월 판게아아이앤씨라는 법인명으로 토필드 인수주체로 계약을 맺었지만 대금 납입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수차례 계약이 미뤄졌다. 결국 인수대금 문제로 '필로스생명과학'이라는 곳에 최대주주 지위를 내줬다.

박윤형 씨가 자금조달에 참여했던 기업들의 결과는 대부분 좋지 못했다. 케미메디, 이엘케이는 현재 상장폐지 됐으며, 푸른소나무 역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2022년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불성실공시법인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로 인해 경영권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동 경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대주주의 경영 의지가 크지 않은 만큼 주가 부양 후 ‘엑시트’ 전략에 나설 가능성이 큰데, 신사업 추진 등도 주가부양 수단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녹색경제신문>은 엔큐와의 바이온 공동 경영 및 신사업 추진 계획 등에 대한 문의를 위해 회사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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