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에만 세 번째 햄스트링 부상…치료 전념 위해 ‘시즌 아웃’
야수 출신 해설위원 “트라우마 남으면 복귀 후 위축 가능성” 우려
“충분한 시간+자기만의 싸움 잘 거치면 원래 모습 찾을것” 재활 전문가 의견은 희망적

KIA 김도영(22)은 지난 7일 복귀 3경기 만에 다시 쓰러졌다. 이번 시즌 3번째 햄스트링 부상이다. KIA는 남은 시즌 김도영을 더는 뛰지 않게 하기로 했다.
김도영은 지난 시즌 38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그 폭발적인 에너지를 다시 볼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나온다. 햄스트링은 부상 재발 위험이 크다. 야수의 거의 모든 동작에 영향을 주는 부위이기도 하다. 주루와 수비는 물론 타격 시 강한 힙턴 동작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이 햄스트링을 1년 동안 3번이나 다쳤다. 3월22일 개막전 주루 플레이 중 왼쪽 햄스트링, 5월27일 도루를 시도하다 오른쪽 햄스트링을, 이번에는 3루 수비를 하다 다시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정확한 부위는 다 다르지만 어린 나이에 민감한 부위를 3번이나 다친 탓에 복귀 후 기량 유지가 쉽지만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야수 출신 A 해설위원은 신체적 부담은 물론이고 심리적 타격도 우려했다. A위원은 통화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양쪽으로 다 왔는데 선수 본인이 부상 당시 느낌을 기억할 수밖에 없다. 그 트라우마가 머릿속에 남으면 복귀 후 뛸 때도 위축되기 쉽다”고 말했다. A위원은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복귀 후에는 뛰기보다 치는 데 집중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심스럽지만 수비 부담이 덜한 포지션으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거듭된 햄스트링 부상은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선수들의 관리, 재활을 오랫동안 지도해온 트레이닝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벌써 미래를 속단해서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모 구단 B 트레이닝 코치는 “일단 재검진 결과부터 봐야 한다. 부종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MRI 영상을 찍으면 결과를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2차례 부상 당시와 비교하면 최근 부상이 비교적 덜 심각한 상황으로 보이기 때문에 재검진에서 생각보다 경미한 결과가 다시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도영 부상 당시 KIA 구단도 “현재 부종이 있어 정확한 부상 정도는 2~3주 후 재검진을 받아야 확인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왼쪽과 오른쪽 모두 균형 잡힌 관리가 필요하다. 다친 부위만 의식하면 반대편 부위가 문제 될 수 있다. 김도영이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 햄스트링을 번갈아 다친 것도 그저 우연으로만 돌릴 수 없다. 복귀 후에는 구단의 면밀한 관리와 선수의 정확한 인지 또한 필요하다. B 코치는 “김도영 본인이 복귀 후 경기를 뛰면서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부상 위험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제 조건이 갖춰진다면 김도영이 예전 같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구단 C 트레이닝 코치는 “KIA 구단이 김도영의 시즌을 여기서 끝내게 한 것은 아주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시간이 충분히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회복 과정을 밟는다면 내년 시즌 정상적으로 복귀해서 충분히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 코치는 “부상 재발을 걱정해서 플레이를 예전보다 더 정적으로 가져간다는 건 사실 말이 되지 않는다. 선수 가치가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다”면서 “2~3차례 수술받고도 돌아와서 자기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많다. 김도영은 수술을 받은 것도 아닌 데다 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상 재발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부자연스러운 동작이 나오고 그러다가 오히려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전문가의 진단도 다르지 않다. 오재근 한국체육대학 운동관리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체계적인 재활이 우선 필요하다. 염증, 통증이 가라앉고 나면 가동범위를 원래대로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왼쪽, 오른쪽은 물론 허벅지 앞·뒤쪽을 균형 있게 단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복귀 후에도 폭발적인 운동 능력을 그대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김도영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긴 시간 동안 근력과 관절 가동범위를 회복해야 하는데 지난한 재활의 과정을 치러내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햄스트링만 벌써 3차례 다친 탓에 좌절감이 더 클 수도 있다. 오 교수는 그러나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가져가면서 자기와의 싸움만 잘 해낸다면 아직 젊은 만큼 회복 능력도 빠르고 원래대로 돌아갈 확률도 굉장히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