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ASF 방역을 위해 야생멧돼지 뿐 만 아니라 국경 검역 시스템도 다시한번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만성 저병원성 뿐 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무증상 ASF 까지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ASF를 연구하고 있는 태국 콘캔대학교 정현규 박사는 “올들어 설명이 쉽지 않은, 우리가 알고 있던 ASF와 조금 다른 케이스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ASF까지 확인되고 있다. 지난 2년간 50건 이상의 다양한 ASF를 직접 현장에서 경험해 왔지만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정현규 박사에 따르면 무증상 ASF에 감염된 돼지의 경우 외부 증상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체온도 정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소견까지 기존의 급성형과 달라 많은 경험이 없으면 발견하기 힘들 정도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유산이 조금 많아지거나, 사료섭취량이 감소한 모돈이 늘어난 이유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ASF로 진단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규 박사는 “무증상 ASF가 발생한 모돈 1천두 이상 규모의 농장에서도 폐사 없이 1~2두 유산 수준의 피해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무증상 ASF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호흡기 등 다른 질병이 들어오면 큰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무증상 ASF에 감염되더라도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농장내 돈사 뿐 만 아니라 다른 농장으로 확산된 후에나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현규 박사는 “만약 한국에 무증상 ASF 바이러스가 유입된다면 기존의 방역대책은 전면 재검토돼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며 “더구나 동남아 국가는 축산인을 포함한 우리 국민들의 왕래도 빈번한 지역이다 보니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철저한 국경 검역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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