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하악전치를 발치하고 바로 임플란트를 식립하였는데, 수술 며칠 후부터 심한 부종과 동통으로 내원하여 혈액검사와 농배양검사를 하고 배농술을 시행하였다. 환자는 당뇨병으로 인한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저하 되어있는 상황으로 구강내ㆍ외 절개 배농술로 농양이 해소되지 않고 점차 괴사성근막염으로 진행되어 입원 진료를 하게 되었다. 치주염이 심한 상태였으므로 다양한 세균이 존재하고 있었겠지만, 감염이 발생하고 악화되는 원인과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했다. 본원에서 수술하고 입원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환자와의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던 터라 분쟁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만약 치과의원에서 임플란트 진료를 받고 감염이 악화되어 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경우라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상악동 거상술과 임플란트 식립 후, 상악동염 발생이 뇌농양으로까지 악화되어, 억 단위가 넘는 소송이 제기되기도 한 바, 감염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금 되새기고, 의료기관에서는 감염관리를 철저하게 시행하여야 하고 정부에서는 치과의원에서 충분한 감염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질병관리청은 전국의료관련감염 감시체계(Korean National 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 참여기관과 감시 영역을 확대해 왔으며, 올해부터 치과영역이 포함됨에 따라 기존 치과감염관리 정책에 있어서도 변화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치과에서의 감염관리 방안의 인식 변화와 감염관리를 위한 제안이 필요하다. 면역저하 환자와 노인인구 등 위험인구의 증가,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른 각종 침습적 시술 및 기구 사용 증가, 새로운 항생제 내성균의 유입 등으로 의료관련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관련 감염 관리를 위한 종합대책 수립에 따른 감시체계 확대, 근거 기반 세부 지침 배포, 의료기관 감염관리 지원, 감염관리실 설치 대상 의료기관 확대 등 감염관리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의료관련 감염 발생률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이다. 그러나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은 2018년에 비하여 3배 정도 증가한 바, 치과에서도 철저한 감염관리가 필요하다.
치과 진료는 특성 상 미세입자가 발생하며 침습적이고 외과적 수술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세밀하면서도 매우 다양한 기구를 사용하므로 환자와 의료진 간에 교차감염의 가능성이 매우 높을 수 있다. 따라서 치과에서의 감염관리 방안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며 감염관리 정책에 있어서도 변화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함께 수행하였던 <국내 치과 특성을 고려한 감염관리방안> 연구를 통하여, 치과에서의 기본적인 감염관리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감염관리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치과위생사에게 과중한 업무가 집중되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감염관리 모니터링과 치과기공물에 대한 감염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에 행해지고 있는 의사ㆍ간호사 중심의 병원급 감염관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 주로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그리고 치과기공사를 중심으로 행해지는 치과감염관리에 대한 체계를 확립하고 지원이 확대되어야 하겠다.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른 다양한 기구 사용 증가에 따라 감염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치과병원과 치과의원의 인력 및 행정적 요소, 진료/수술의 난이도 차이 등을 고려하여 치과 특성에 맞는 감염관리방안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병원급 이상에서 시행하고 있는 기존의 감염예방관리 지원방안을 활용하여 치과의원까지 확대하는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특정 질환을 가지고 있는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감염관리방안이 아니라, 전국민이 진료 받고 있는 치과의원 외래에서의 감염관리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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