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의 ‘2차 가해’ 악성 댓글 강력 처벌해야

2025-01-21

‘무안 제주항공 참사’ 합동 추모식이 열린 지난 18일 오전 무안국제공항. 가수 송하예가 ‘내 영혼 바람 되어’를 부르자 곳곳에서 우는 소리가 났다. 추모곡을 듣던 유가족들은 스크린에 희생자 사진이 뜨자 얼굴을 감싸며 오열했다.

유족 앞에서 추모곡을 부르던 송하예도 울음을 터뜨렸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참석자 대부분이 눈물을 쏟아내자 더는 노래를 이어 가지 못했다. 유족들의 통곡과 절규는 추모곡이 끝나고 참사 현장으로 향할 때까지 계속됐다.

유족들은 추모식 후 “참사 원인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호소했다. 박한신 유가족 대표는 “하나의 숨김도 거짓도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참사 원인을 밝혀달라”고 했다.

참사 후 유족들은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가족을 떠올리며 눈물로 시간을 보내왔다. 시신 수습이 이뤄질 때까지는 공항 내 쉘터(텐트)에서 생활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항공기 사고의 특성상 단기간에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는 점도 유족들을 고통스럽게 했다.

유족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 또 하나의 트라우마에 직면했다. 참사 후 악성 게시물과 댓글이 온라인상에서 마구 퍼져나간 탓이다. 사고 보상금과 해외여행을 왜곡·비난하는 유족·고인에 대한 비방은 유족들을 절망으로 내몰았다.

악성 글은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악의적인 표현은 제발 좀 멈춰 달라”는 유족 대표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계속됐다. 게시자들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비방글을 올려 유가족을 울렸다. 수사당국이 비방글을 삭제해도 이를 퍼 나르는 행위도 속출했다. 경찰은 “악성 게시글 158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고, 피의자 13명을 특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과 법조계 등에서는 악성 글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왜곡대응팀장을 맡은 김정호 변호사는 “희생자나 유족을 비난하는 참담한 문구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정도”라며 “179명이 희생된 엄중한 시기에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실종됐다는 느낌까지 받았다”고 했다.

무안공항에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직후인 지난 1일. 전국에서 찾아온 추모객들이 공항 안팎을 가득 메웠다. 휴일임에도 희생자들을 애도하려는 발길은 한때 공항 입구까지 1㎞가량 이어졌다. 참사의 아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희생자를 조롱한 악플러들이 상상조차 못 할 광경이었다.

수사당국은 “악의적 게시글에 대해 피의자를 검거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국회도 지난 16일 ‘12·29 여객기 참사 특위’를 출범하면서 유족에 대한 2차 가해를 방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악플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이번 참사가 악플 테러를 근절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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