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배 늘어난 기상이변, 봄철 어선 사고 직접 영향 미쳤다

2025-03-19

지난해 풍랑·태풍 특보 18% 늘어

3월 기상특보 발효 건수 2.6배↑

운항 시간·거리 모두 7%가량 증가

“기상 나쁘면 무리한 조업 말아야”

이상 기후 영향으로 바다 환경이 달라지면서 조업하는 어선들 사고 건수도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획량 감소로 어선들은 더 먼 거리를 운항하고, 기상 악화에 따른 높은 파도와 거친 바람이 조업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이사장 김준석)에 따르면 지난해 선박 출항 통제 기준이 되는 해상 기상특보(풍랑주의보·경보, 태풍주의보·경보)는 전년 대비 18.1%(291건) 늘었다. 특히 전복·침몰 사고로 인명피해(사망·실종)가 많았던 3월에는 기상특보 발효 건수가 2.6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해양 사고 발생 당시 기상 상황을 보면 풍속과 최대 파고는 전년대비 각각 4.4%, 8.5% 나빴다. 사망·실종자를 동반한 전복·침몰 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최대 풍속은 49.2%, 최대 파고는 19.0% 악화했다.

반면, 기후 변화로 연근해 어획량이 줄면서 어선들의 먼바다 출항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KOMSA가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MTIS)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먼바다에서의 어선 교통량이 늘었다. 어선별 평균 운항 시간은 전년대비 7.5% 증가했고, 운항 거리 또한 7.6% 멀어졌다.

지난해 선박위치발신장치로부터 수신한 조업 선박 위치를 분석한 결과 인근 해역 전체 해상교통량은 전년보다 12.4% 줄었는데, 영해 한계선 바깥 해역 교통량은 상대적으로 많았다.

잦아진 기상이변과 멀어진 조업 거리는 봄철 해양사고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KOMSA가 최근 5년간 해양 사고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해양 사고 선박 100척당 인명피해는 평균 6.1명인 반면, 3월에 발생한 인명피해 사고는 100척당 6.1명으로 두 배 가까이 높았다.

KOMSA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분석한 계절별 충돌사고 현황을 봐도 봄철 사고 건수 자체는 21.3%로 다른 계절과 비슷하지만, 충돌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34.6%를 차지해 다른 계절과 차이를 보인다.

봄철에는 큰 일교차로 해상 안개(해무)가 평소보다 많이 발생하고 가시거리도 1㎞ 이하로 짧다. 부산과 인천 등 5대 항구에서 봄철 발생하는 평균 안개 일수는 평균 6.4일로 겨울철 2.8일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특히 봄과 여름철에 습도가 높은 더운 공기가 차가운 바다를 통화할 때 해수면에 닿은 공기가 물방울로 바뀌며 안개가 된다. 특히 바닷물 표층과 하층의 해수가 섞이는 조류 지역일수록 해무가 자주, 짙게 발생한다.

겨울에서 봄으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해상에 강한 돌풍이 부는 경우가 많다. 기상 상태가 수시로 바뀌고, 예기치 않은 너울성 파도를 맞는 경우 작은 어선은 중심을 잃기 쉽다.

KOMSA 관계자는 “전복·침몰 사고는 다른 해양 사고에 비해 기상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악화한 기상 여건 속에서 조업시간과 빈도가 늘어난 만큼, 해양 종사자들이 기상 위험 요소를 충분히 인지하고 조업에 나가야 한다”고 주의 당부했다.

한편, KOMSA는 지난해부터 어선 전복·침몰 사고 예방을 위해 어업 현장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어선별 맞춤형 ‘어획물 적재 지침서’를 제작해 배부 중이다.

지침서를 통해 어획물, 어구 등의 적재 중량과 선박에 화물을 최대한 실을 수 있는 한계를 표시한 ‘만재흘수선(건현)’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지난 10년간 전복·침몰 사고 재결서 심층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과 예방법, 자가 점검 방법 등 인명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영상을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김준석 KOMSA 이사장은 “전복‧침몰 사고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기상이 나쁠 때 무리한 조업을 최소화하고, 조업 현장에서는 어획물 적재 지침서 등을 활용해 전복·침몰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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