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기록을 남기고 있는지에 관한 성찰

2024-07-27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이 남아있는 곳은 바로 이곳 충청북도다. 세계에서도 가장 오래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눈금돌이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우리가 자랑하는 '직지'가 괜히 이곳 청주에서 인쇄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6월 25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명암로 143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2024년 첫 전시로 <기록, Map of You>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청주박물관의 주요한 문화유산 가운데 기록과 관련한, 선사에서 근대에 이르는 소장품 140여 점을 수장고에서 꺼내어 소개한다. 한반도 첫 기록인 눈금돌부터 초기철기시대 지배자의 상징인 다뉴정문경, 나무에 적은 글자를 지우는 용도로 사용된 동사, 고려시대 글자가 새겨진 여러 공양구, 조선왕실의 한글편지, 진주강씨 며느리가 쓴 요리책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다.

기록은 훗날 누군가에게 알리기 위해 남긴 것이다. 개인적인 일기는 자신을 위한 기록이고 신라촌락문서와 같은 문서는 세금을 위한 기초적인 조사와 관련된다. 세계사적으로 보면 기록의 시작은 두 사람 사이의 채무와 같이 경제와 관련되지만, 한반도에서는 공적인 기록에서 점차 사적인 기록으로 변해간다. 곧 기록하는 문자를 이해하고 그것을 읽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정보의 공유라는 측면으로 발전해 나간다.

앞으로 사회는 어떤 기록을 남길까?

예전처럼 종이에 무언가를 쓰기보다는 자판을 이용하여 글을 쓰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공책이나 수첩 대신 앞으로는 손말틀(휴대전화)이나 컴퓨터를 전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전화가 일반화되면서 우리는 휘발성의 말을 주로 한다. 좀 더 오랜 기간 남는 연애편지는 이제는 보기 드문 전달도구가 되었다. 우리의 사랑도 점차 휘발성이 되어 가는 것일까?

이번 전시를 관람하며 여러분들은 어떤 기록을 남기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떤 도구로 남길 것인지, 나의 말을 전하고 싶은 이는 누구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오늘을 기억하도록 나를 위해, 누군가를 위해 기록을 남기길 바란다.

관람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며, 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없으며, 전시에 관한 문의는 국립청주박물관(043-229-6300)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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