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1% 증가 시 합계출산율 0.3% 감소…"더 좋은 대학 선호, 재수 늘었다"

2025-02-05

사교육비 지출 증가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주제 발표

고학력·고소득 학부모 증가, 사교육비 증가에 영향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 늘면 합계출산율이 0.3% 가량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교육비 증가는 세 자녀 이상의 출산에 더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태훈 경희대학교 교수는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제37회 인구포럼'에서 '사교육비 지출 증가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재수생과 유아 사교육비를 제외한 초·중·고교 사교육비는 최근 몇년간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2021년 23조4000억원이었던 사교육비 총액은 2022년 26조원, 2023년 27조1000억원으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의과대학 정원 확대, 무전공 확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의 킬러문항 배제 등 입시 환경 변화를 불러올 교육정책이 나오고 있어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 교육계 안팎의 중론이다.

김 교수는 사교육비 지출 원인과 관련해 초중고교 학부모의 인적 구성 변화에 집중했다. 고학력·고소득 학부모 증가 등 인구학적 변화가 사교육비 지출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도구변수 추청 분석을 통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 증가하면 합계출산율은 0.192~0.262% 감소한다고 도출했다.

2007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실질 사교육비 지출은 36.5%가량 증가했는데, 이에 대한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은 6.65~9.57%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교육비 증가는 둘째 자녀 이상의 출산에 더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도 분석됐다. 사교육비 1% 증가 시 둘째는 0.303~0.451%, 셋째 이상은 0.522~0.809%로 합계출산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학령인구 감소로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확률이 높아지면서 사교육비와 대학 입시 재수가 늘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같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져 오히려 재수를 선택한 사례가 많다는 분석이다.

또 늦게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면서 생산 감소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 강남, 서초, 양천 등 이른바 고소득 학군지로 불리는 지역에서의 재수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이는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교육불평등 심화를 불러온 요인으로 분석했다.

한편 심야시간 교습 금지 등 규제를 강화 강화를 '역대급'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미 제도적으로 심야시간 교습을 금지하고 있지만,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학원의) 휴일휴무제에 대한 적극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학원 교습비 조정 기준 등 기존 규제를 강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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