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협의체 빈손 종료 속
5명 후보 등록 마쳐… 1월 투표
주수호·김택우 ‘2강’으로 꼽혀
2025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 시작
전역 앞둔 공보의 공백 메울 수도
정치권 주도의 여·의·정 협의체가 출범 3주 만에 좌초된 가운데 향후 의료계를 대표할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새 회장을 뽑는 선거전이 4일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2025년 의대 정원에 대해 ‘수시 합격자 발표가 임박해 감축조차 불가하다’는 입장인데, 의료계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라는 초강수를 꺼내 든 상황이다. 의협 회장이 누가 되든 의정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의협에 따르면 제43대 회장 보궐선거는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최안나 의협 대변인 등 5파전으로 치러진다. 내년 1월2∼4일 전자투표 방식의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 2명을 대상으로 1월7∼8일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의협 회장을 지냈고 직전 회장 선거에서도 2위를 한 주수호 대표와 전공의들이 물밑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택우 회장이 ‘2강’으로 꼽힌다.
주수호 대표는 전날 후보 등록 후 “이번 사태를 풀 유일한 대책은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 중지”라며 “털 뭉치가 엉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풀 수 있지만 어느 시점이 지나가면 못 푼다. 할 수 없이 잘라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선거에서 과거 ‘음주운전 사망’ 사건이 부각되면서 임현택 전 회장에게 밀렸다.
김택우 회장은 여·의·정 협의체에서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KAMC)가 탈퇴한 데 대해 “처음부터 협의체에 부정적이었고 ‘2025년 의대 증원은 손댈 수 없다’는 협의체는 명시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의료대란 상황에서 전공의·의대생 문제가 가장 위중하다”면서 “최근까지 전공의·의대생들과 대화하고 토론했고 그들과 이번 사태를 풀어가겠다”고 했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등록을 마친 뒤 “내일(4일)부터 상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되지만 젊은 의사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태도는 전혀 바뀐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은 내년 4월에 전역하는 공보의 500여명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3500여명을 15일 필기시험과 면접 등을 통해 뽑을 계획이다. ‘빅5’ 병원의 경우 서울대병원 105명, 세브란스병원 104명, 서울아산병원 110명, 삼성서울병원 96명, 서울성모병원 73명을 모집한다. 인턴은 의사 국가시험 이후인 내년 1월 선발에 들어간다.
내년 4월 전역 예정인 공보의 506명 가운데 의대만 졸업한 일반의는 169명, 인턴 이상 수료한 일반의는 179명, 나머지 158명은 전문의다. 일반의 신분 공보의는 복무 만료 전 해 12월에 미리 수련에 지원하고 이듬해 5월부터 수련에 나선다.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의대생들이 수련하지 않더라도 공보의들이 최소한의 인원을 보충할 가능성이 있다.
병역 문제도 복귀 변수가 될 수 있다. 사직 전공의들은 별도 조치가 없는 상황에 수련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 3월에 공보의나 군의관으로 입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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