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왜, 나만의 책상이 필요할까?

2024-09-27

“어머니가 바뀌셨어요. 기분도 좋아지시고 말씀도 많이 느셨고.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사드리는 건데….” 우울증과 인지장애로 힘들어하던 80대 어머니께 책상을 마련해드리고 생긴 변화에 딸이 놀라워했다. 전에는 우울감과 무기력감으로 누워 지내며 외출도 전혀 하지 않으셨다. 젊은 시절 갖고 싶어 하셨던 기억으로, 책상을 놓아드리니 어머니가 바뀌었다. 하루 3~4시간 필사를 하고 종종 글도 쓰셨다. 외출도 하고 웃음도 늘었다. 잔소리 빈도가 과거만큼 회복된 것이 흠이라면 흠이라 할까.

노년이라고 모든 것을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우슈비츠의 생존자이기도 한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인생을 지탱해주는 것은 ‘희망’이 아니고 ‘삶의 의미’라고 했다. 그런데 삶의 의미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찾아야 한다. 무엇인가를 행하고, 누군가 또는 무언가를 사랑하고,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맞서는 용기를 내는 3가지 방법으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어머니에게 책상은 삶의 의미이다. 필사하는 글의 내용이 무엇이든, 행위를 통해 찾아낸 의미가 자존감과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었다.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다. 기대해볼 희망이 없다고 해도, 삶의 의미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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