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철 제일약품 대표 “R&D 강화해 신약개발사 도약”

2025-03-25

제일약품이 오너가 3세인 한상철 사장을 전문경영인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연구개발(R&D) 중심의 체질 개선과 책임경영을 앞세워 신약개발 제약사로의 도약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특히 한 사장이 공을 들여온 신약개발 전문 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일약품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한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기존 전문경영인 성석제 대표와 한 대표가 공동으로 회사를 이끄는 체제로 전환된다.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오너가가 직접 대표를 맡아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연구개발에 집중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며 “올해도 철저한 예측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제일약품 창업주 고(故) 한원석 회장의 손자이자 현 한승수 회장의 장남이다.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MBA)을 전공했다. 2006년 제일약품에 부장으로 입사한 뒤 마케팅 전무와 경영기획실 전무 등을 거쳐 2015년 부사장, 2023년 사장에 올랐다. 2017년부터 제일약품의 지주회사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도 겸하고 있다. 경영 전반을 두루 경험해 온 한 대표는 R&D 집중 전략, 사업 다각화,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성장 기반을 넓혀왔다.

특히 한 대표가 주도해 2020년 설립한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 체질 개선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외부 도입 상품 의존도가 높았던 제일약품의 사업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제일약품은 그동안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의 완제품을 도입해 공동판매하는 방식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해 기준 도입품목 매출 비중이 64.8%에 달했을 정도로 높다. 하지만 최근 셀트리온제약·화이자와 일부 품목 계약이 종료되면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자체 파이프라인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설립 4년 만인 지난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자큐보정’을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한민국 제37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회사측은 연간 건강보험공단 청구 금액이 약 3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도입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개발 제품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현재 이중표적 항암제 ‘네수파립’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제일약품이 직접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 ‘JP-2266’ 역시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해 기대를 모은다. 네수파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유망 신약 파이프라인이 개발 단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면서 한 대표가 주도해온 R&D 기반 체질 개선 전략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 대표의 당면 과제는 실적개선이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매출은 70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줄었고, 영업이익은 18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자큐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자큐보 관련 판매관리비 증가가 반영된 결과”라며 “올해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질 경우 실적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sedaily.com, 이정민 기자 mind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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