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퍼시픽홀딩스 사명 변경
이상목 대표 "글로벌 시장서 아름다움의 새 흐름 만들 것"
같은 날 아모레퍼시픽도 정기 주주총회 열어
배당금 확대하며 '주주 환원' 가치 실현

불황 속 호실적을 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5일 '아모레퍼시픽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며 운동화 끈을 꽉 조였다. 지배 구조 확립을 통해 계열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해 급변하는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보다 유연하게 대처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해외사업 성장에 힘입어 1년 전보다 60% 넘게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2493억원으로 전년보다 64.0% 증가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은 4조2599억원으로 5.9%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6529억원으로 178.2% 늘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 같은 호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심기일전에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날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열린 제6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아모레퍼시픽홀딩스(AMOREPACIFIC Holdings Corp.)'로 변경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승인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변경 목적에 대해 "지주회사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이해관계자와 원활한 소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사명 변경은 기업 구조를 재정립하고 계열사의 자율성을 확보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 가기 위한 발판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마존·큐텐재팬 등 글로벌 주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고객 접점을 높이고 국내외 뷰티 플랫폼과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최대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와 협업해 더마 뷰티 브랜드 '에스트라'의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상목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이한다"며 "도전과 혁신을 과감히 추진해 '글로벌 브랜드 컴퍼니'로 다시 한 단계 도약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를 넘어선 아름다움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향후 전략 방향으로 ▲경쟁력 높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구축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 ▲글로벌 채널 대응력 강화 ▲미래 성장 기반 확보 등 네 가지를 꼽으며 "새로운 사업 영역과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라네즈와 코스알엑스 등 글로벌 선도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성 확보에 집중하면서 에스트라와 헤라 등 차세대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매진하겠다"며 "설화수, 려와 같은 대형 브랜드의 매력도와 선망성을 강화하고 카테고리별로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 일본, 유럽, 인도, 중동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뷰티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기존 주력 시장 중 중국은 사업 재정비를 연내 마무리하고, 한국은 수익 기반 경영을 지속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 적극 대응하고 AI와 데이터 등 시대를 움직이는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한 주주는 이 대표에게 기업가치 제고와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질의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주가가 부진한 점에 사과드린다"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 부진은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인데 지난해 3·4분기에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낸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크게 발목을 잡은 중국 법인 실적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며 "최근 1, 2년간 1500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올해에는 적자폭이 상당 부분 축소되고 하반기에는 흑자전환도 기대된다"고 했다.
또 "배당 정책에 최선을 다하고 자사주 소각도 진행했다"며 "실적이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배당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아모레퍼시픽의 '제19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가 의장으로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8851억원, 영업이익은 22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7%, 103.8% 증가한 규모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배당금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제19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보통주 1주당 910원, 우선주 1주당 915원이던 배당금을 1주당 1125원, 우선주 1주당 1130원까지 확대하며 주주 환원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안희준·최인아·박태진·이의경 사외이사, 안희준·박태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이 상정돼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번에 신규로 선임된 박태진 이사는JP모간 한국회장 출신이며 이의경 이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거쳐 성균관대 약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밖에도 이날 아모레퍼시픽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4건의 의안이 가결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정기 주주총회는 별다른 이견 없이 20여분 만에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