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약 5만 7000명을 보유한 한국인 유튜버가 그리스 여행 중 만난 현지 노인에게 사기당했다. 선의를 베푸는 줄 알았던 노인은 술집 여성에게 술을 사라고 강요했다.
2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튜버 '강림'의 그리스 여행 영상이 갈무리돼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지난 15일 '사기꾼 할아버지와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강림 채널에 업로드됐다.
영상에 따르면 강림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를 구경하고 돌아가던 중 한 노인을 마주쳤다. 노인은 강림에게 관심을 갖고 국적과 머무는 곳을 물으며 "영어 잘한다", "잘생겼다"고 칭찬했고, 인근 명소를 알려줬다.
당시 강림은 노인이 길을 알려주고, 호스텔 바가지를 당했을까 봐 걱정하는 줄 알았다고. 이어 강림은 노인과 걸어가며 여러 대화를 나누었고, 노인은 아테네 관광을 도와주겠다면서 "한잔하고 가자"고 제안했다.
강림은 "길거리 레스토랑에서 한두잔 마실 줄 알았는데 비싸 보이는 곳에 들어왔다"며 "노출이 심한 여성분들이 계셔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바텐더가 촬영하지 말라고 했는데 뭔가 께름칙해서 촬영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출 있는 옷을 입은 금발의 여성 직원이 강림과 노인이 있는 테이블에 와서 인사를 했다. 직원은 "나한테 한 잔 사주는 거 어떠냐"고 물었다.
강림은 노인이 사는 줄 알았다며 "당황이 가시질 않았다"고 회상했다. 강림이 "돈이 없다"고 하자, 노인은 "좋은 여자다. 카드로 내면 되잖아. 현금 쓰면 현금으로 내라. 한 잔만 사라"라고 말했다.
강림이 "(여성한테 술 사주는걸) 원하지 않는다"고 재차 말했지만, 노인은 "너 많은 나라 다니잖아. 한 잔 정도는 괜찮다. 안 비싸다"고 거듭 권유했다.
술값은 강림과 노인 각 10유로(약 1만 5000원)에 여성 직원의 것은 한 잔 35유로(약 5만 2000원)였다. 결국 강림은 노인에게 "당신이 당신 술값 내고, 내 술값도 내주면 여직원 술값은 내가 내겠다"고 제안했고, 노인은 이를 받아들였다.
화장실로 자리를 피한 강림은 "여길 왜 데리고 온지 모르겠다. 진짜 술 마시자고 데리고 온 건가"라며 "지금 즐기지 못하고 있는데 5만원 내는 거면 아까운 거 맞지 않냐"고 토로했다.
총 7만 5000원가량을 계산한 뒤에야 가게를 빠져나온 강림은 "'내가 이것만 계산할게'라고 얘기 안 했으면 전체 다 계산해야 하는 분위기였다"라며 "노인이 날 여기 데리고 온 목적이 커미션을 먹으려고 한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노인한테 불편하다고 말하고 혼자 나왔다"고 전했다.
이후 강림은 지나가다 들른 현지 액세서리 가게 사장한테 "길거리에서 파는 한 잔에 5~6유로짜리 술을 마실 줄 알았는데 반나체 여자들이 있는 바(Bar)로 끌고 갔다. 노인이 제 앞에서 울고 (불쌍한 척 연기했다) 이런 경우가 그리스에서는 일반적인 거냐"고 하소연했다. 사장은 "일반적이진 않다. 그 사람들이 돈 벌려고 하는 거다. 그 노인도 가게와 한패일 거다. 사기는 전 세계 어디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해 6월 "최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여행객들에게 과도하게 비싼 금액을 청구하는 이른바 '술값' 사기 행각이 잇따르고 있다"며 주의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면서 "과도하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접근하는 외국인(현지인)을 경계하고 모르는 사람과의 술자리 동행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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