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나노 기술 수준은 세계 3~4위 정도가 됐지만 산업 규모는 그에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나노 기술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시점에 협회 설립을 통해 사업화를 진전시키고 산업 육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홍순국 한국나노융합산업협회 초대회장은 “나노융합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지원을 넘어 산업 대표 조직으로서 역할을 할 협회 설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홍순국 회장은 1988년 금성사 가전생산기술연구소에 입사한 이후 LG생산기술원 공정기술총괄, LG생산기술원장을 거쳐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장 사장을 역임하고 지난 2021년부터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년 이상 국내 나노 기술 개발과 사업화 지원 활동을 수행해온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 협회로 확대 개편을 준비하는 것은 산업 육성을 위한 제반 환경 구축과 함께 산업 전반에 걸친 제도·규제 개선과 국제표준 대응 등 활동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사들의 호응도 컸다. 협회에는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주성엔지니어링, 동진쎄미켐 등 대·중견 기업이 임원사 참여를 결정했다. 협회는 최근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을 알린 데 이어 산업부 인가 절차를 마치는대로 법인 등기를 신청할 계획이다.
홍 회장은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은 초기부터 수요 기업인 대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중견·중소·벤처기업까지 아우르는 탄탄한 멤버 구성과 강력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면서 “협회를 설립하는데 임원사를 포함한 회원사들의 수요가 굉장히 컸다”고 설명했다.
한국나노융합산업협회는 출범 이후 회원사 공동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제도·규제 개선 및 산업 정책 수립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분야별 협업을 촉진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분과운영위원회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홍 회장은 “나노 소재는 개발에서 끝이 아니라 상용화를 위한 양산 공정기술 개발이 필수적인데 중소기업 혼자 다 하려다보니 기술을 매출로 연결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서 “분과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부터 수요기업까지 공급망이 연결되는 모임의 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협회도 필요하다면 에이전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나노기술보유기업 확인 프로그램도 올해 시작할 계획이다. 나노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해 협회가 확인서를 발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인증을 통해 정부 R&D에 참여하거나 투자를 유치하고 금융 지원을 받는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해외 기관과 협력도 강화해 기술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의 수요처를 보다 쉽게 찾고 해외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홍 회장은 “정부에서 나노 기술 기업들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 만큼 이에 부응해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대·중견·중소기업을 포함해 소재·부품·장비를 아우르는 산업 측면에서 실적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협회가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