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형 유튜버, 유튜브계의 필수 소비재, 유튜브계의 조촐한 회식이 되고 싶은 남자입니다."
22만6000명가량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해 1월 올린 영상의 조회수가 최근 약 358만회를 돌파했다. '쓸쓸한 공장, 혼자 하는 회식'라는 제목의 14분짜리 해당 영상에는 40대 남성이 공장 업무를 마치고 이 같은 발언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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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는 "이런 조그마한 회사에서 회식은 찾아볼 수도 없다.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는 회식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저는 회식을 좋아한다"며 "하지만 저희 회사는 회식이 없다 그래서 저 혼자 이렇게 일 마치고 회식을 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공장 일을 마친 그는 사무실에서 두부와 소시지 등을 넣은 라면을 먹는 장면을 카메라 속에 담았다.
23일 유튜브에 따르면 2022년 8월 31일 첫 영상을 올리며 활동을 시작한 '퇴근남 유경우' 채널은 현재 부산의 한 연마 공장에서 근무하는 41세(당시 38세) 남성이 개설했다.
이 채널의 운영자 유경우씨는 스스로를 '1984년 과체중 아재'라고 밝히면서 '노총각이 부러운 퇴근남'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실제 영상을 보면 아내와 아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넘치는 모습이 보인다.
그가 10년 넘게 일한 공장은 기술의 발달로 공정 자체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특히 경기침체로 공장의 일감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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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공장에서 저녁까지 일을 마친 다음 솥뚜껑에 라면을 끓이면서 근로자로서, 가족들을 둔 40대 가장으로서 맞이한 현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유씨가 지금껏 채널에 게재한 '5년 째 월급 동결', '불경기에 기계를 팔아버린 사장님', '대출 갚다가 인생 끝날 것 같은 40대의 푸념' 등은 근로자라면 대부분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다.
한 영상에서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처럼, 무엇이든 맛있게 먹는 모습도 채널 성장 요인 중 하나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첫 영상을 통해 "전국에 계신 유부남 형님, 동생들 응원하고 있겠다. 그들 역시 별로 나와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유튜브 촬영을 하면서 행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가슴 설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활동 배경을 전한 바 있다.
회식 콘셉트대로 대다수 영상에 반주 장면이 담기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당 채널을 접한 누리꾼들은 "영상을 보면서 하루하루 버틸 힘을 얻는다", "제 삶의 위안이 된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느껴진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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