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이상 주문시 자동 거절…"무차입 공매도 사전에 막는다"

2025-03-19

“매도 가능 잔액 이상으로 주문을 넣으면 ‘잔액이 부족하다’는 알림과 함께 자동으로 주문이 거절됩니다.”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 시연회’에서 KB증권 관계자가 LG전자의 주식 100주를 보유한 상태에서 200주의 공매도 주문을 내자 ‘매도 가능한 수량을 초과했다’는 팝업과 함께 차입 부서에 차입을 요청하라는 안내가 떴다. 증권사의 잔액 관리 시스템은 보유 주식이 부족한 경우 주문 단계에서부터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했다. 이어진 주식 차입 요청 화면에서 100주를 추가로 대여 신청하고 나서야, 대차 부서의 확인 후 다시 공매도 주문을 넣을 수 있었다. 실수로 인한 무차입 거래 주문이 원천 차단된 셈이다.

KB증권의 이러한 공매도 거래 내역은 중앙점검시스템(NSDS)과 연동돼 거래소가 기관의 잔액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잔액 관리 시스템이 잔액 정보를 보고하면 NSDS가 이를 거래소의 매매 정보와 대조해 불법 공매도 의심 거래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거래소 측은 NSDS는 이와 같은 무차입 공매도뿐만 아니라 호가 표시 및 업틱룰(공매도에 따른 직접적인 가격 하락 방지를 위해 직전 가격 이하로 공매도 호가 제출을 금지하는 제도), 보고 누락, 유효성 검증 등이 의심되는 거래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거래소 담당 직원이 무차입 공매도 의심 거래 내역을 클릭하자 시스템에서는 자동으로 적발된 내용을 증권사에 소명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이 나왔다. 거래소는 이를 통해 NSDS에서 산출한 주문 수량, 보고된 잔액, 증권사가 제공한 증빙 자료를 대조해 검토할 수 있다. 증권사의 소명이 충분하지 않으면 거래소는 감리를 진행하며, 필요한 경우 금감원에 즉시 보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연동돼 있다.

이날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새로 도입될 전산 시스템을 시범 운영해 보이는 자리를 준비했다. 시스템 구축 현황을 알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거래소 공매도 감리 담당 직원은 KB증권 관계자와 함께 공매도 NSDS가 실제 무차입 공매도를 적출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KB증권의 잔액 관리 시스템이 NSDS에 잔액 정보를 보고하면 NSDS는 이를 매매 정보와 대조해 불법 공매도를 탐지한다. 공매도 전산 시스템은 기관투자가가 자체적으로 만든 잔액 관리 시스템과 거래소의 NSDS로 구성된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시연회가 불법 공매도를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키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시장 관리자로서 정교한 시장 감시를 통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인 시장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023년 11월 무차입 공매도가 반복 적발되자 금감원은 공매도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이후 거래소·금융투자협회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6월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 발표와 함께, 7월에는 잔액 관리 시스템과 NSDS 구축을 완료했다. 두 시스템은 26일까지 모의 시장에서 최종 점검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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