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금융당국 은행권 압박…대출금리 떨어지나

2025-01-23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은행들이 그동안 가계대출 관리강화를 위해 인위적으로 높여왔던 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됐음에도 은행의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데 대한 실수요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나서 은행권에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대출금리를 내릴 것을 압박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열린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서 은행권 대출 가산금리와 관련해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 은행들이 반영할 시기"라며 "지난해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속도나 폭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꺾이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작년 7월부터 십여차례에 걸쳐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하고, 일부 가계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등 대출문턱을 높여왔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가산금리는 요지부동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작년 10월 4년 5개월만에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며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1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깜짝 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2회 연속 내렸음에도 대출금리는 제자리걸음에 머물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0일 6대 은행장들과 만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방안을 충실히 이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야당 대표가 은행장들을 소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금융권 안팎에서 정치권의 과도한 시장개입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인지 '정책 현안을 나누기 위해 마련했다'는 간담회 자리에선 '가산금리 손질'과 같은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야당 대표가 은행장들을 직접 소집한 것만으로도 무언의 압박은 충분했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야당은 현재 '부당 가산금리 산정 체계 개선'을 위한 은행법 개정을 추진중에 있다.

은행권에선 신한은행이 지난 14일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인하했다. 신한은행이 가산금리를 인하한 것은 약 6개월 만이다. 대출금리가 낮은 은행으로의 가계대출 수요가 쏠릴 수 있는 데다 금리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가산금리를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는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특정 시기에 가계대출 쏠림이 없도록 가계대출 총량이 월별·분기별로 관리된다. 금융위원회는 '2025 업무계획'을 통해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일관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