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치킨에 채소 듬뿍’ 메시, ‘하루 6끼’ 먹고 수프로 마무리하는 호날두

2025-11-27

리오넬 메시(38·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포르투갈), 그리고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7·폴란드). 세계 축구를 호령했던 슈퍼스타 3인방은 요즘도 각자 자리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메시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인터 마이애미를 콘퍼런스 결승(4강)에 올려놓았다. MLS 단일 플레이오프 최다 공격 포인트(12개·6골 6도움)를 달성했고 축구 역사상 최초로 통산 공격 포인트 1300개도 채웠다. 알나스르의 호날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나이를 의심케 하는 시저스킥(오버헤드킥)을 터뜨려 화제를 뿌렸다. 내년 여섯 번째 월드컵 출전 ‘이상무’를 알린 셈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전설’ 레반도프스키는 아직도 빅 리거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속인 그는 10경기 8골로 리그 득점 2위를 달린다.

이쯤 되면 축구 팬들의 호기심은 하나로 모인다. ‘도대체 뭘 먹고 저 나이에 저렇게 쌩쌩한 것일까.’ 미스터리한 활약의 실마리를 이들의 평소 식단에서 찾아봤다.

메시의 식단을 책임졌던 영양 전문가 지울라노 포저는 “근육에 최악인 것은 설탕과 흰 밀가루(정제 밀가루)”라며 “대부분 남미 선수들이 그런 것처럼 메시도 고기를 많이 먹는 식습관을 바꿔야 했다”고 돌아봤다. 메시의 원래 ‘최애’ 음식은 아사다(바비큐 요리)·피자·초콜릿이다. “단것을 너무 좋아해서 끊기 힘들었다”고 고백할 정도다.

지금은 건강도 챙기고 맛도 좋은 ‘뿌리채소를 곁들인 로스티드 치킨’을 가장 좋아한다. 올리브 오일과 마늘·양파·당근·대파·감자·허브를 잔뜩 넣고 닭은 허벅지살로 요리하며 간은 소금으로만 한다.

한때는 ‘프리 매치 식단’을 둘 정도로 음식에 철두철미했다. 경기 열흘 전부터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은 아예 끊었다. 대신 단백질 보충제인 프로틴 셰이크를 하루 세 번씩 먹었다. 틈틈이 7~8잔의 물을 따로 마시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경기일 닷새 전부터는 채소 수프를 식전에 필수로 먹는다. 고추·후추·강황·고수 가루와 생강을 넣어 혈액순환에 특히 좋은 수프다. 하루 전에는 찐 감자와 다량의 채소, 신선한 과일을 섭취하며 경기 시작 6시간 전에는 귀리 같은 ‘탄수화물 제로’ 식품을 먹는다. 1시간 반 전에 망고, 사과, ‘바나나 사촌’ 플랜테인을 먹은 뒤 그라운드로 나가는 식이다.

호날두 식단의 키워드는 ‘쪼개기’다. 하루 여섯 끼를 먹는다. 서너 시간에 한 번씩 식사함으로써 종일 일정한 에너지 레벨을 유지한다. 배고픔이라는 신호에 신경을 뺏기지 않으려는 치밀한 계획이면서 원활한 소화를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아침으로 햄과 치즈, 저지방 요구르트, 과일, 통곡물 시리얼, 달걀흰자를 먹고 ‘미드 모닝 스낵’으로 아보카도 토스트와 유기농 말차를 섭취한다. 아보카도의 건강한 지방이 훈련 내내 지치지 않도록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퍼스트 런치’로 치킨 샐러드와 신선한 채소를 먹는 호날두는 ‘세컨드 런치’로 참치·도미 또는 대구 등 고단백 생선과 비타민·미네랄·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잎채소 모둠을 섭취한다. 완숙 달걀과 올리브·오메가3 보충제도 잊지 않는다. ‘저녁 단백질 식사’로 농어·대구·닭가슴살 또는 돼지 안심 스테이크를 여러 종의 채소와 함께 먹고 ‘세컨드 디너’로 생선 또는 치킨을 먹어 단백질을 보충한다. 라이스 앤드 빈스(흑미와 콩을 이용한 요리),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퀴노아도 함께다. 소화 촉진을 위한 수프를 먹기도 한다. 수면 시간에 몸이 하는 일은 ‘회복’이어야 한다는 게 호날두의 지론이다. ‘소화’로 인해 회복이 방해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세컨드 디너의 양과 질에 특히 신경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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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의 끼니 전반에는 아보카도와 코코넛 오일이 폭넓게 사용된다. 심장 건강과 관절 가동성 유지에 좋은 식품들이다. 가공·냉동식품은 아예 먹지 않지만 ‘치팅데이’도 아주 드물게 있다.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피자 한두 조각을 먹는 정도다. 디저트를 입에 대지 않지만 생일 케이크 한 조각이나 초콜릿 한 조각은 가끔 먹는다.

유명 운동선수들의 식단에 참여해온 영양 전문가 이스마엘 갈란초는 “인간인 이상 식사 후에 ‘나쁜 간식’에 손이 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부러 무거운 접시에 음식을 실제보다 풍족한 것처럼 기술적으로 담아가는 방법도 쓴다. 같은 양의 음식을 내놓아도 그렇게 하면 배가 아닌 뇌에 포만감이 생겨 간식을 찾지 않게 된다”고 했다.

메시와 호날두 둘 다 마시는 차가 있다. 바로 마테차다. 메시는 때를 두지 않고 즐겨 마시고 호날두도 하루의 첫 식사 때 종종 곁들인다. 남미 원주민이 처음 마시기 시작했다는 마테차는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 B·C가 풍부해 면역력 강화와 수면의 질 향상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다.

레반도프스키는 아내가 피트니스 코치 역할을 한다. 영양학과 체육학을 전공해 몸에 좋은 식단에 빠삭하다. 레반도프스키의 롱런 비결은 아내 말을 따른 ‘거꾸로 식사’. 디저트부터 먼저 먹고 메인 음식, 에피타이저 순으로 섭취한다. 달콤한 음식은 소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단백질·탄수화물 등과 섞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지방을 빨리 태워 경기에 최적화된 몸을 유지하려는 방법이기도 하다. 레반도프스키는 “마지막에 단 음식을 먹으면 단백질과 위에서 섞여버려서 소화가 더딜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경기 전날의 저녁 식사는 반드시 라이스 푸딩 한 그릇으로 마무리한다. 쌀(안남미)과 코코넛 우유, 오렌지 등 과일, 바닐라, 꿀, 감자 전분이 들어가 탄수화물을 보충해주고 공복 혈당을 최적 수준으로 맞춰준다.

정리하면 롱런하는 슈퍼스타들의 식단에 특별한 재료는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무엇을 먹느냐만큼 중요한 게 어떻게 먹느냐’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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