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린이들은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본심에 오른 7편의 작품은 SF, 판타지, 의인화, 생활 동화가 고루 있었다. 7편 모두 어린이의 관심을 담고자 하는 노력이 잘 드러났다.
그중 ‘형광펜’, ‘단비 오는 날에’, ‘재주 내기 한판 할래’가 눈에 띄었다.
‘형광펜’은 어린이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점이 뛰어났다. 그러나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형과의 관계에서 주인공이 주체적인 존재가 아닌 수동적인 상태로 결말을 맞이해서 아쉬웠다.
‘단비 오는 날에’와 ‘재주 내기 한판 할래’와 를 두고 오랜 고심을 하였다.
‘단비 오는 날에’는 안정적이고 흡입력 있는 문장으로 가독성이 뛰어났다. 이야기는 인공비만 내리는 미래 도시의 우산 가게가 배경이다. 할아버지는 우산이 필요 없는 세상에서도 우산을 만들면서 자연비를 기다린다. 최근 심각해진 기후위기를 상징적으로 다루면서 희망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그러나 인공비가 내리는 미래 도시의 모습이 자세히 묘사되지 않아서 우산이 필요 없다는 설정에 설득력이 떨어졌다.
당선작 ‘재주 내기 한판 할래’는 도깨비 더잘난이 휴대전화와 내기를 하겠다는 시작이 기발했다. 옛이야기를 읽는 듯한 자연스러운 문장과 빠른 전개도 장점이었다. 더잘난은 휴대전화에 빠진 아이들에게 외면당하고, 어른들에게는 구경거리가 된다. 다시 떠돌던 중 아들의 전화를 애타게 기다리는 할머니를 만난다. 더잘난이 휴대전화 속으로 들어가서 아들 목소리를 선물하는 결말이 인상적이었다. 작품은 진정한 재주는 내가 더 잘났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돕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앞으로 크게 발전하리라 기대해 본다.
당선을 축하하며 응모해 주신 모든 예비 작가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심사위원 전은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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