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더 사람+
‘고물 목사’ 전용열씨를 더 사람 플러스에 추천합니다. 목사였으며, 고물 수집을 하기에 ‘고물 목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클라이머 사이에선 신화적인 인물입니다. 암벽 등반을 좋아해 경기도 일원 야산에 자신의 이름으로 낸 암장이 거의 15개에 이릅니다.

사실 암장을 개척하려면 암벽 등반에 적합한 바위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암장 개척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는 여기에 든 비용은 고물을 주워 팔아 충당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개척한 고물 목사의 헌신과 공헌 덕에 저 같은 클라이머는 등반을 즐길 수 있는 겁니다. 그렇기에 함께 등반하는 회원들에게 이 길을 누가 냈는지 알리고 싶습니다. 특히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목사라는 신분으로 어떻게 암벽 등반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그리고 수많은 암장 개척을 하면서 우여곡절은 없었는지 저 또한 알고 싶습니다.
클라이머 김상선 드림

전용열 고물 목사를 궁금해 하는 클라이머의 추천을 받자마자
바로 취재 요청을 했다.
돌아온 답은 “저 같은 사람이 취재거리가 될지 모르겠습니다”였다.
재차 요청에
그는 경기도 안양시 비봉산 ‘고물병풍바위’로 오라고 했다.
등산 안내도에도 없는 곳이지만,
희한하게도 바위로 찾아갈 수 있게끔 길이 나 있었다.

더구나 건너야 할 계곡엔 돌다리가 떡하니 놓여 있었다.
누구 하나 알려주는 이 없지만,
다리며,
길이며 필시 고물 목사의 손길임이 느껴졌다.
길을 이리 낸 건
누구나 편히 이용하라는 마음 씀씀이일 터다.
그 길 끝에서 만나 악수하자마자
나의 손이 먼저 흠칫 놀랐다.

투박하기가 이를 데 없는 데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굽고, 휘고, 두툼했기 때문이었다.
과연 목사의 손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