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채, 보험회사들 발목 잡나...다른 방법도 ‘쉽지 않아’

2025-02-10

늘어나는 후순위채, 대체 왜?... "킥스 비율 올리려"

유상증자 등 다른 방법도 쉽지 않아... 금감원 심사 까다로워져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을 늘리기 위해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을 추진중이다. 보험사들의 부담이 커지는 후순위채보다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 역시 어렵다는 평가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보험회사 후순위채 발행 규모가 1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한화손해보험이 발행한 5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비롯해 메리츠화재는 1500억원, DB생명보험 2000억원, DB손해보험 4000억원 등이 있다.

후순위채 발행 규모는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등의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총 8조6550억원에 달한다. 이는 연간 기준 최대 규모로 전년 3조1540억원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킥스 비율 올리기 위한 후순위채... ‘시한폭탄’ 되나

늘어나는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은 새 국제회계제도(IFRS 17) 기준에 맞춰 지급여력비율(K-ICS비율)을 올리기 위해서다. IFRS 17에서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데, 시장금리가 내려갈수록 부채의 현재가치가 증가하면서 보험사의 건전성 비율이 악화된다. 후순위채 발행은 가용 자본을 높여 킥스비율을 올릴 수 있는 한 방법이다.

다만 현재 과도한 후순위채 발행이 문제가 되고 있다. 후순위채 발행이 계속 늘면 시장 내 공급 과잉, 신용등급 하락, 금리 부담 증가, 투자자 신뢰 저하 등의 이유로 보험사들이 추가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킥스를 대비하느라 다들 바쁘다. 워낙 중요한 사안이어서 맞추려고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후순위채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며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서 미래의 이자부담에도 불구하고 자본확충에 대한 청신호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방법은 없나?... ‘쉬운 길은 없어’

보험회사들이 자본 조달을 위해 후순위채 외에 유상증자, 영구채 발행 등 다른 자본 확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다만 이 역시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업무계획 중점 과제로 유상증자·공개매수·합병 등 증권신고서 심사 강화를 통해 일반주주의 권익보호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상증자 심사가 까다로워져 보험회사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2025년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유상증자나 구조조정 등 추진 내용과 규모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는 사안들, 주주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실효적인 내용들이 잘 전달되도록 기재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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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 #후순위채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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