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의강간죄 도입 검토 철회'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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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4 🌊🏄‍♀️ Vol 41. 2025.02.21. ~ 2025.02.27.

비동의강간죄 검토 철회 사태의 전말
우리는 어떤 연애를 원할까? / 여성운동가 길원옥
그 개와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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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의강간죄 검토 철회 사태'의 전말

안녕하세요, 독자로만 존재(!)하다가 처음 레터에서 입주자님께 인사드리려니 많이 떨리네요😶 지난주에 플랫팀에 변화가 있었다고 말씀드렸죠? 저는 임아영 기자의 뒤를 이어 새로 젠더데스크 겸 플랫팀장을 맡은 남지원 기자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그런데 제가 왜 레터를 쓰고 있냐면요....

그간 플랫 레터를 담당해왔던 김정화 기자가 엊그제 인사발령으로 팀을 떠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간 독자이자 타 부서 동료로서 김정화 기자의 레터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떠나보내려니 너무 아쉽지만.....! 김정화 기자의 후임으로 경향신문의 에이스 김서영 기자가 새로 플랫팀에 합류했습니다. 김서영 기자는 다음주부터 레터를 통해 입주자님을 찾아뵐게요.

새로운 구성원들과 올해는 더 재미있는 일들을 더 많이 벌여보려고 합니다. 입주자님들을 만날 기회도 더 많아졌으면 해요 서초동으로 떠나서 오늘도 윤석열 대통령 형사재판을 열심히 취재하고 있는 김정화 기자의 작별인사, 개편된 플랫팀원들의 인사는 오늘 레터 말미에 전할게요. 지난주 레터에서 말씀드렸던 플랫 5주년 생일잔치🎉🎉🎉🎉🎉에 대한 내용도 맨 아래에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오늘 레터에서는 이번 정부에서 없어질 위기에 처한 여성가족부에서 벌어진 '사건'을 전해드리려고 해요.

입주자님들은 혹시 2023년 초, 여성가족부가 ‘비동의강간죄’ 도입을 검토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가 9시간 만에 철회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여가부를 담당했던 적이 있는 저는 그때 정말 화가 많이 났었는데요.....😡)

당시 여가부가 발표한 89쪽 분량의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에는 “형법 제297조의 강간 구성요건을 ‘폭행·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개정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요,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정부와 여권이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여가부는 9시간 만에 발표를 철회했고요. 윤석열 정부에서 위축될 대로 위축돼 정부와 여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신세로 전락한 여가부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는데요...

당시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작성을 담당했던 김종미 전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건의 전말을 털어놨습니다. 왜 마음대로 비동의강간죄를 추진하려고 했냐면서 직원들이 대통령실 감찰을 당했고, 담당 직원들은 경고·주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는 내용입니다. 실무협의를 마치고 발표를 끝낸 정책을 뒤집는 일도 이례적인데, 그 이면에 이런 일이 있었다니 너무 놀라고 화가 났어요.

김 전 국장 인터뷰를 보면 기본계획 발표 후 철회까지 9시간 동안 여가부 내 대책회의에선 ‘대통령실에서 자꾸 전화가 온다’ ‘대통령 공약이 무고죄 처벌 강화인데 비동의강간죄 도입을 검토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이 오갔다고 합니다. 기본계획을 담당한 과장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조사를 받았는데, 이들은 ‘왜 비동의강간죄 도입을 마음대로 추진하려고 했느냐’고 몰아붙였다고 합니다. 조사관들은 담당 과장에게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난 적이 있냐면서 야당과의 관계를 추궁하기도 했다고 해요. 이후 담당 국장은 경고, 과장은 주의조치를 받았습니다. 정책을 담당했던 사무관은 사표를 내고 여가부를 떠났습니다.

비동의강간죄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2018년부터 한국 정부에 도입을 권고한 내용입니다. 2015~2017년 적용된 제1차 기본계획에 이미 포함됐었고요. 향후 5년간 적용될 기본계획에 ‘비동의강간죄 도입’도 아닌 ‘비동의강간죄 도입 검토’조차 넣지 못한다면 여가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고 김 전 국장은 묻습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여성혐오와 젠더 갈라치기, 극우 유튜브를 지지대로 삼은 윤석열 정부가 여가부 폐지라는 반성평등 정책을 시작으로 계엄이라는 극단적이고 반민주적인 결말과 조우한 셈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여성 문제는 중요한 과제로 해결해나가야 한다. 광장에 나온 2030 여성들이 그것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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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떤 연애를 원할까

플랫 입주자 프로젝트 ‘쌤 페미에요’ 세 번째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연애와 페미니즘’ 토론을 전합니다. 여학생과 남학생 동아리가 모두 한데 모여 연애를 시작하면 갑자기 성역할에 갇히게 된다는 이야기, 스킨십의 성차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는데, 안전한 모임을 위해서 이야기할 때 지킬 점들을 먼저 공유했다는 점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타인과 성애적 관계를 처음 맺었던 어린 시절 저의 고민들과도 닮아 있어서 놀랐습니다. 청소년이 아닌 입주자들께도 생각할 부분을 많이 던져줄 것 같아요.

🗞️ 여성운동가 길원옥

1928년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난 길원옥은 13살이던 1940년 만주의 위안소에, 1942년 허베이성 위안소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는 국내외에 일본군의 끔찍한 만행을 알리고 사과와 배상을 알리는 데 누구보다 앞장섰던 인물 중 하나입니다.

길원옥 할머니가 지난 16일 향년 97세로 별세하면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이제 7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경향신문이 그동안의 보도에서 조명해왔던 ‘여성인권운동가 길원옥’의 발자취를 정리했습니다. 고인의 명복과 안식을 빕니다.

그 개와 혁명

국내 중단편 소설 분야 최고 권위 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의 올해 대상작으로 등단 5년차 예소연 작가의 단편 ‘그 개와 혁명’이 선정됐습니다.

이 소설은 85학번 운동권 출신인 아버지와 2020년대를 살아가는 페미니스트 청년 딸의 반목과 사랑을 그립니다. 딸이 인습이라며 질색하는 제사를 꼬박꼬박 지내는 아버지, 유튜브를 보면서 ‘요즘 여자들’을 욕하는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끔찍해하면서도 사랑하는 딸의 모습이 그려져요. 두 세대의 협력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을 강아지가 뛰어다니는 활력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킵니다.

본심 심사위원인 신수정 문학평론가는 “아버지 세대의 어이없는 편향을 향한 딸 세대의 반격이자 풍자인 한편, 그들의 유지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그리움과 사랑의 고백”이라 평하면서, 풍자와 사랑의 동시적 결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희경 심사위원은 이날 “심사를 진행한 시점이 약 한 달 전이었고, 당시 모두의 관심이 한곳으로 집중되던 때라 이 시점에 꼭 읽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지금 우리가 말해야 하는 혁명은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혁명이기 때문에 이 소설만큼 현재 우리의 길을 보여주는 작품은 없다고 생각했다”라 했습니다.

📝 To. Flat 🌏

👤 다섯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플랫팀에 축하와 지지를 보냅니다. 엄마성빛내기를 통해 성본변경을 하고 ‘좀 더 나답게’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어, 플랫팀과 함께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 가고있다 생각합니다. 떠나시는 임아영 기자님도 새로오시는 팀장님도 화이팅입니다!!

👤오늘따라 내용이 더 알찬 느낌이네요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임아영 기자님 그리고 새로운 팀으로서 플랫의 시작을 응원합니다

👤사람 들고 날고 하는건 회사생활에서 어쩔수 없지만 그래도 플랫팀 여러분 굳건하게~~계속 단단히 계셔주세요!!! 앞으로도 화이팅!!!! 아 그리고 여성의날 행사 너무 가고싶은데 외노자라서 흑흑 마음만 보내봅니다

📬 From. Flat 🛶

✨떠나는 김정화 기자의 인사를 전해드려요 😊

안녕하세요~ 일년동안 플랫 레터와 기사들로 인사드렸던 김정화입니다.

지난해 3월 레터를 처음 쓰면서 설렜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흘렀다니요!!

저에게 플랫은 참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플랫팀에 오기 전에는 ‘멋진 언니들’ 같은 느낌을 막연히 가지고 있었는데요. 실제로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오히려 사랑방 같았달까요. 입주자님들과 옹기종기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좋은 소식이 있으면 나누기도 하고, 그런 따스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디서도 마음 편하게 얘기할 수 없었던 세상의 ‘불편한’ 지점들, 여성으로서 겪어야 하는 크고작은 모순들, 또 반대로 다른 여성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고 쓰면서 참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기사도 뉴스레터도 넘쳐나는 시대에 플랫을 알아봐주고, 꾸준히 읽어주는 분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새삼 마음이 벅차오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것에선 위안도 얻었고요.

저는 안락하고 따뜻한 ㅎㅎ 플랫을 떠나 사회부로 가게 되었는데요.

여기서도 항상 플랫을 잊지 않으며!! 플랫에서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기사들 많이 써보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또 만나요!!

✨새롭게 바뀐 플랫팀을 소개합니다 😄

👩안녕하세요~ 새로 플랫팀에 합류하게 된 김서영 기자입니다. 2023년 플랫팀 행사에서 입주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기억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어요.

2014년 경향신문에 막 입사했을 때만 하더라도 한국 언론에서 페미니즘과 관련된 기사를 찾기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2015년 사회부에 있으면서 메갈리아의 탄생에 관한 (아마도) 첫 기획 기사를 썼고 이후에도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사건, 미투 운동 등을 취재했습니다. 페미니즘 관련 기사가 드물었던 탓에 선행 보도를 참고하기 힘들었고,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페미니즘 현상에 관해 어떤 기성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해야 할지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지쳤던 것 같기도 해요.

10년이 지나 경향신문에는 플랫팀이라는 ‘안전한 공간’이 굳건하게 자리 잡았고 입주자분들이 그 공간을 채워주고 계십니다. 기자로서 페미니즘이라는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건 응원을 보내주시는 독자분들 덕분입니다.

기자이자 여성으로서 제 큰 고민 중 하나는 ‘후퇴하지 않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입니다. 저는 올해를 ‘페미니즘 리부트 10주년’으로 보거든요. 기껏 10년을 버텼는데, 망하면 안되잖아요. 물러나지 않고 함께 나아가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입주자님들과 많이 많이!! 이야기하는 해로 꾸려나가고 싶습니다. 같이 해주실 거죠? (제발~~~~) 다음 주부터 플랫 레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2020년 3월8일, 플랫 채널 오픈과 함께 업무를 시작해 어느덧 플랫 5년차를 앞둔 이아름 기자입니다. 바이라인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플랫을 하나의 ‘채널’ 또는 ‘브랜드’로 보이게 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일 플랫에 유통할 기사를 고르고, 재가공하고, 채널에 올리고, 컨텐츠를 만들고,하루하루 보면 루틴한 시간이었지만, 어떻게 하면 ‘플랫의 콘텐츠를 더 플랫답게 만들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입주자님께 더 다가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매번 새로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 일은 무엇이든 조금씩 플랫다울 수 있도록 살짝 msg를 첨가하는 일이었던 것 같네요. (손맛이 좋아야 할 텐데요!)

‘플랫팀’이라는 이름을 오래전부터 써왔지만, 사실 경향신문 편집국에서 플랫이 ‘팀’이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임아영 젠더데스크, 김정화 기자와 함께 한 시간도 무척 좋았는데요. 남지원 젠더데스크, 김서영 기자와 함께 할 앞으로의 시간들도 기대가 됩니다. (yeah~??) 앞으로의 플랫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항상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레터를 드린 남지원 기자입니다:) 기자 경력 13여년 동안 절반 정도를 사회정책 관련 정부부처를 담당하며 지냈구요. 미투운동이 한참 불붙었던 2018년 여성정책 담당으로 일하면서 '미투의 혁명, 혁명의 미투'라는 시리즈를 기획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일하며 만든 결과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경향신문에서 젠더데스크와 플랫팀장을 함께 맡고 있어요. 젠더데스크는 2021년 경향신문에 처음 생긴 직책인데요, 경향신문 편집국이 생산하는 모든 콘텐츠를 성평등 관점에서 검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구조적 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성차별적인 언어가 기자들에게도(어쩌면 저를 포함해...) 체화돼 있는 만큼 성평등 관점을 조직에 심어주고 논의하는 보직이 꼭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입니다. 많은 선후배 동료들이 책임이 막중하겠다고 하시는데 격려와 지지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노동시장의 성차별, '필리핀 가사관리사'로 나타나는 이주의 여성화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4살 딸을 키우는 양육자로서 다음 세대 여성들에게 우리가 어떤 유산을 물려줘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습니다. 앞으로 종종 인사드릴게요!

🎉🎉🎉🎉🎉🎉🎉플랫의 생일잔치에 초대합니다! 🎉🎉🎉🎉🎉🎉🎉

지난주에 살짝 말씀드렸던 것처럼,

플랫이 다음달 3월8일 여성의 날, 5주년 생일🎂을 맞습니다!

플랫은 2020년 3월8일 ‘언니들의 플랫한 생활’ 연재를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알리며 런칭했는데요, 그간 입주자님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 덕에 쑥쑥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5주년 생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고민하던 끝에 입주자님들과 함께 생일카페 형식의 생일잔치를 벌이기로 했어요. (예산도 땄어요!!!!)

생일카페는 3월7일(금)-8일(토) 서울 종로구 서촌 경복궁역 인근 어라운드시소 카페(종로구 자하문로6길 10)에서 열립니다! 저희는 양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예요. 입주자님께서 인상깊게 읽으신 책을 다른 입주자님과 바꿔갈 수 있는 이벤트, 집회용 응원봉 꾸미기 존, 생일을 축하해주러 오신 입주자님들께서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가실 수 있게 하기 위한 럭키드로우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지금도 제 옆에서 이아름 기자가 굿즈 디자인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생일잔치 이름은 '페미수다클럽'으로 정했습니다. 여성의 날 맞이 페미니즘 수다 떨고 싶으신 분들, 조용히 전시와 커피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 모두모두 환영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포스터를 클릭해주세요! 그럼 서촌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