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티켓 증후군’에 결혼·출산 지연…“청년 사회진출 앞당기자”

2024-10-21

좋은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도한 경쟁 때문에 청년 세대의 사회 진출이 늦어지자 초혼 연령과 첫 아이 출산 시점도 덩달아 미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차 인구전략 공동포럼에서 “‘황금티켓 증후군(Golden ticket syndrome)’이 청년들의 사회 진출과 결혼·출산 시점이 늦어지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저고위가 ‘청년층 조기 사회진출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사회학회와 함께 개최했다.

황금티켓 증후군은 일단 획득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만능열쇠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열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국의 경우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한 교육열과 소수 대기업 일자리를 겨냥한 취업 경쟁에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진학과 취업에 필요 이상으로 시간과 재원을 투입하느라 첫 직장을 갖는 나이도 늦어지고 이에 연동해 초혼 연령과 첫 출산 연령도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한국 남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2013년 32.2세에서 2023년 34세로 늦어졌다. 같은 기간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도 29.6세에서 31.5세로 늘었다. 초산 연령은 10년만에 30.7세에서 33세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초산이 늦어질수록 난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평균 자녀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 부위원장은 “한 연구에 따르면 첫 직장 취업 연령이 1세 낮아질 때마다 평균 초혼 연령이 3.3개월 빨라진다”며 “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앞당기면 인구절벽이 초래할 노동력 부족 시대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창출 △인력 미스매치 해결 △고졸 취업 활성화 등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포럼에 참석한 이상준 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정기 공채 감소와 수시 채용 증가 등 채용방식의 변화로 청년세대가 좋은 일자리에 진입하는 데 기회 축소와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회초년생들에 대해 교육·훈련 지원을 확대하고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도록 관련 인센티브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기헌 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년의 사회진출 지연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직업계고 정상화 등을 통한 학업 기간 단축 △청년 ‘NEET(일하지 않고 있으며 일할 의욕 없음)족’ 맞춤형 훈련 및 구직 지원 △여러 부처에 분산된 생애 전반기(아동-청소년-청년기) 정책의 행정통합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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