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던 지난 1월 20일 저녁, 한껏 빼입은 유력 인사들이 ‘유니온 스테이션’에 몰려들었다. 이스라엘 출신 억만장자 미리엄 애덜슨,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 등 이른바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큰손들이었다. 그 틈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있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의 대미를 장식할 ‘스타라이트 무도회’에 초대받은 인물들이었다.
김 부회장이 파티에 초대받은 이유는 뭘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K조선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세 폭탄을 무기로 보호무역을 내세우는 그가 거의 유일하게 아쉬운 소리를 하는 분야다. 한화오션을 이끄는 K조선의 리더를 취임식 파티에 초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날 김 부회장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국방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을 만났다.

#지난 3월 워싱턴DC 정반대에 위치한 서부 해안가 대도시 시애틀 인근 벨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손을 맞잡았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회사 테라파워와 HD현대중공업이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순간이었다. 양사는 SMR을 상용화하겠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SMR은 탄소 배출이 없는 데다, 연료 걱정 없이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이를 활용한 선박은 연료 탱크나 배기 시설 등이 필요하지 않아 화물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다. SMR 추진선이 미래에 나타날 ‘꿈의 선박’으로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실제로 건조한 업체는 없다. 사고 가능성에 대비해 완벽한 차폐 구역을 마련하는 등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체계를 개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선주가 수용할 정도의 선박 안전성을 누가 먼저 갖추냐의 싸움이다.

K조선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 함정 시장과 차세대 미래 선박 기술 시장이다. 미 해군 함정 시장 진출이 첨단 선박 건조 역량을 전 세계에 입증할 기회라면, SMR 추진선 등 차세대 선박 건조 기술을 향한 도전은 세계적인 혁신 기업으로 올라설 기회다. K조선은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여기, 그 해답을 찾아 나선 K조선의 두 리더가 있다.
1. ‘트럼프 2.0’ K조선에 열리는 새로운 시장은

“유령선이 새 배로 탈바꿈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