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일자리, AI가 뺏는다? 1억5000만명 가르친 그의 해법

2025-09-04

인공지능(AI)이 일상이 된 시대, 양육자들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챗GPT에 질문만 던지면 곧바로 정답을 찾아주는 세상이니까요. 학교에서 제대로 공부는 할 수 있을지, 졸업 후 번듯한 일자리는 구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것이 한둘이 아니죠. 그런데 AI는 정말 교육과 취업을 방해하는 걸림돌일까요? 세계 최대 무료 교육 플랫폼 ‘칸 아카데미(Khan Academy)’를 설립한 살만 칸은 이를 부인합니다. AI가 그동안 꿈꿔온 이상적인 교육과 취업으로 가는 디딤돌이라고 강조하죠.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AI 시대 생존법’을 주제로 읽어볼 세 번째 책은 살만 칸의 『나는 AI와 공부한다』입니다.

📖『나는 AI와 공부한다』는 어떤 책인가?

2006년 설립된 칸 아카데미의 시작은 사소했습니다.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살만 칸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학·전기공학·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석사(MBA)를 받은 뒤 헤지펀드 애널리스트로 일했는데요. 당시 열두 살 사촌 동생이 수학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얘기를 듣고 원격 개인 교습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그 사실이 친척들에게 알려지면서 열 명 남짓한 사촌 동생들을 원격으로 가르치게 됐죠.

그가 수학을 가르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자 소문이 퍼졌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해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이 몰려들었어요. 그의 부모가 자란 방글라데시와 인도처럼 교육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국가도 포함됐죠. 그렇게 전 세계 모든 아이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사명을 가진 비영리 재단이 탄생했습니다. 현재는 1억500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40개 언어로 수업을 듣는 플랫폼으로 성장했죠.

칸 아카데미는 2023년 3월 AI 교육 서비스 ‘칸미고(Khanmigo)’를 선보이며 새로운 모멘텀을 맞았습니다. 칸미고는 스페인어로 ‘나와 함께’라는 뜻의 ‘콘미고(Conmigo)’에서 따온 이름인데요. 오픈AI가 챗GPT-4 출시 전 협력 파트너로서 사전 테스트를 요청하면서 착안한 서비스예요. MIT에서 AI를 공부한 살만 칸은 챗GPT와 교육이 만났을 때 가능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했고, 보다 실질적인 튜터링 서비스를 찾아냈죠.

칸미고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학생에게 정답을 알려주지 않아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통해 학생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돕죠. 또 교사와 부모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랐습니다. 학습 과정에서 모든 대화를 기록하고 이를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이유죠. 이 책은 AI가 교육과 일자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합니다.

👨🏻‍🏫나만을 위한 개인교사의 탄생

개인 맞춤형 교육은 인류의 오랜 소망입니다. 교사와 학생이 일대일 방식으로 공부하면 지루하거나 정체될 틈이 없습니다. 개별 진도와 수준에 맞춰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으니까요. 18세기 공교육이 실시되면서 전반적인 교육 수준은 높아졌지만, 모든 학생에게 개인교사를 붙여줄 자원은 없었어요. 그 결과 교사 1명이 학생 30여 명을 가르치는 지금과 같은 학교가 생겨났죠.

하지만 이는 뛰어나거나 부족한 학생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평균에 진도가 맞춰져 있다 보니 기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어려움을 겪죠. 학생이 시험에서 80점을 받아도 교사는 정해진 진도에 따라 다음 주제를 가르쳐야 합니다. 반대로 100점 맞은 학생은 자신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교 수업에 싫증을 느끼기도 하죠.

살만 칸은 AI 덕분에 진정한 개인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졌다고 말합니다. AI가 각 학생의 이해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거든요. 궁금한 건 바로 질문하고, 수준별 예습·복습도 가능합니다. 숙련된 개인교사가 옆에서 지켜보며 가르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게 된 셈이죠. 더구나 AI는 누구나 저렴하게, 심지어 무료로도 이용할 수 있죠.

칸미고와 챗GPT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화 방식입니다. 학생이 질문하면 바로 정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되묻거든요. 스스로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말이죠. 수학 다항식에서 ‘차수와 최고차항 계수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함께 문제를 풀면서 관련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식입니다. 개별 관심사에 따른 응용도 가능해요.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이 해당 문제에 관심이 없다면, 자신을 축구 감독이라고 가정해 선수들의 훈련 시간과 팀의 득점 간 상관관계를 예시로 드는 거죠.

주목할 만한 점은 AI가 감정 상태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이 좌절하거나 포기하려고 할 때 격려해 주고, 쉬운 문제를 지루해하면 더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합니다. 이러한 세심한 케어는 기존의 일대다 교육 방식에서는 불가능했던 일이죠. 이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 집에서 밤늦게 숙제를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겨도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매일 24시간 함께 하는 AI 개인교사 덕분에 학습 효과는 높아질 수밖에 없죠.

🤖때로 조교로, 때로 비서로 변신

AI는 훌륭한 범용성을 자랑합니다. 상대가 누구냐,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필요한 모습으로 변신해요. 칸미고도 마찬가지예요. 학생에게 개인교사였다면, 교사에게는 조교, 부모에게는 비서로 사용됩니다. AI의 등장으로 교사나 부모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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