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니코틴 국내 반입 10년째인데 '무풍지대'…규제 좌초 위기

2025-02-13

이달 기재위 경제소위 문턱 못 넘어

입법 공백으로 학교 앞에서도 판매

못 걷은 세금, 2021년~작년까지 3조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고 관련 제품에 각종 규제를 부과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여야 모두 공감하지만, 세부 사항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정안이 사실상 좌초됐다며 우려를 표한다.

13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소위원회에서 표류 중이다. 이날 국회 기재위는 전체회의를 가질 예정이지만, 담배사업법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 10일 열린 경제소위에서 일부 의원의 반발로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도입 10년째 규제 공백…정부 "합성니코틴도 담배로 제재해야"

합성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국내에 반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행 담배사업법은 연초 잎과 천연니코틴을 원료로 사용해야 담배로 규정하고 각종 규제를 적용한다. 즉 궐련 담배와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는 개별소비세와 지방소비세를 비롯해 ▲온라인 및 비대면 판매 금지 ▲학교 앞 판매 금지 ▲소셜미디어 담배 광고 금지 ▲금연구역 내 흡연 금지 등 각종 규제 대상이 된다.

이때 합성니코틴은 담배사업법상 담배가 아니기 때문에 규제를 비껴간다. 관련 제품이 중·고등학교 앞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해도 제재할 수 없어 규제 공백이 이어졌다.

합성니코틴 제품에 부과하지 못한 제세부담금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회 송언석 기획재정위원장에 따르면 2021년~2024년 8월까지 합성니코틴 제품에 못 걷은 제세부담금은 3조원 이상이다.

작년 정부는 연구 용역을 통해 합성니코틴이 일반 담배에 준하는 유해성이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회 기재위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에 제출받은 연구 용역에 따르면 합성니코틴 원액에는 유해물질이 41종 발견됐다. 천연니코틴(45종)에 준하는 수준이다. 유해물질 양으로만 따지만 2만㎎/L 이상으로 천연니코틴(1만2509㎎/L)보다 많다.

지난해 11월 기획재정부는 합성니코틴 사용 제품에 대한 발암성·생식독성 유해물질을 상당수 확인했다며 '담배'에 포함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국회 기재위에 전달했다.

◆ 의견 엇갈려 개정안 통과 차일피일…무산 가능성도

개정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에도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소매점 거리 제한, 과세 유예기간 등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통과가 늦어지는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합성니코틴 제품을 담배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가 이뤄졌지만, 과세 유예 기간과 거리 제한 등에서 쟁점이 남아있어 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기재위는 오는 2월 중 담배사업법 개정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날짜를 확정하지는 않았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무산된 만큼, 이번에도 개정안이 사실상 좌초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전자담배협회 관계자는 "합성니코틴 관련한 사회적 부작용이 커졌기 때문에 시장을 자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경제소위에서 개정안이 막혀 있어 이대로라면 21대 국회에서처럼 무산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100wins@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