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박근혜·윤석열 배출 ‘대선 명당’ 건물
김문수 6층·한동훈 9층·홍준표 4층 위치
상대 후보 주요 행사 염탐…보안엔 취약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 중 ‘3강’으로 꼽히는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 캠프가 모두 같은 빌딩에 위치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쏟아지고 있다. 캠프 간 소통과 염탐은 쉬워진 반면 보안 유지에는 더 신경쓰는 모습이다.
세 후보 캠프는 김대중·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위치해 ‘대선 명당’으로 불리는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자리했다. 김 후보 캠프는 6층, 한 후보 캠프는 9층, 홍 후보 캠프는 4층에 있다.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이 큰 행사를 하다 보니 요즘 대하빌딩 일대는 매일같이 교통체증이 일어난다. 층을 헷갈려서 다른 캠프로 잘못 찾아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같은 건물에 있어 캠프 간 소통이 많아졌다는 말이 나온다. 셋 중 한 캠프에서 일하는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파견 온 보좌관들끼리는 캠프가 달라도 다 친한데, 같이 밥도 먹고 담배도 피우면서 정보를 공유한다”며 “‘너희 어제 토론에서 너무 심했다’고 불만도 얘기하고, ‘내일 토론에서 누구 지목할 거냐’ 눈치싸움도 한다”고 말했다.
한 캠프 소속 의원은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캠프 소속 의원들을 매일 만난다”며 “만나면 서로 덕담도 해주고 ‘화이팅’ 하라고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스킨십을 자주 하니 갈등은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 캠프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는 의원의 경우 한 곳을 선택해도 다른 캠프 인사들을 같은 건물에서 마주쳐야 하는 점이 부담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어차피 대선 본선 후보가 정해지면 다 같은 캠프가 될 것 아닌가”며 “미리 모여 있는 게 본선에서 협력하기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이라서 다른 캠프에서 하는 주요 행사를 염탐하기 쉽다. 실제 캠프 개소식 등 주요 행사에 다른 캠프 인사들이 와서 누가·얼마나 왔는지 점검하는 것이 다수 눈에 띄었다. “우리 캠프 가는 길에 들렀다”거나 “응원하러 왔다” 등 핑계를 대기도 좋다고 한다.

반면 보안을 지키기는 어려워졌다. 캠프에 누가 드나드는지 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어느 후보를 누가 돕는지 잘 노출된다. 한 캠프 관계자는 “엘리베이터에서 중요한 얘기는 안 하고, 담배 피우는 곳에 다른 캠프 사람이 오면 하던 얘기를 중단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