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코스닥 상장 로봇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오정호 전 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삼성전자에 넘긴 주식이 약 1623억 규모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종전 14.99%(약 285만주)에서 35%(약 679만주)로 레인보우로보틱스 보유 지분율을 높였다. 이번 지분 인수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오 전 CTO 등 현 경영진에서 삼성전자로 바뀌게 됐다. 오 CTO는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 1623억 규모의 240만 주 가량을 삼성전자에 넘겼다. 이로써 오 CTO의 지분율은 4.97%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023년 주주 간 계약 체결 당시 확보한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오 전 CTO와 이정호 대표이사 등 기존 경영진 등이 보유한 주식 약 394만주를 주당 6만 7956 원씩 총 2675억여 원에 인수키로 했다.
오 전 CTO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자로 KAIST(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로 근무할 당시 국내 최초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해 ‘휴보 아빠’라 불린다. 현재는 삼성전자의 신설부서인 미래로봇추진단 단장으로서 미래로봇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품에 안으면서 미래 먹거리로 ‘로봇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집사 로봇 ‘볼리’를 시작으로 로봇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최종 목표는 미래 지능형 로봇 기술의 총집약체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5에서 볼리의 상반기 출시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은 이날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도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사족보행로봇 ‘RBQ-10’이 로봇팔로 빗자루질을 하고 사람과 악수를 하자 주주들은 탄성을 쏟아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력 제품인 협동 로봇은 당사 일부 제조 라인에 투입돼 활용되고 있다”며 “올해 유의미한 M&A(인수·합병)를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날 대비 4.78% 내린 30만 8500 원에 장을 마감했다. 직전 공매도 금지 이전에 공매도 잔액 금액 상위에 놓였던 종목인만큼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 재개시 타깃이 될 수 있단 분석을 내놓았다. 2023년 11월부터 금지됐던 공매도는 이달 31일 재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