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핸디 청소기 안 쓰게 되네" 로보락 S9 MaxV Slim의 위엄

전작 대비 내비·본체· 도크 전방위 업그레이드

두께 7.98cm, 역대 로보락 제품 중 가장 슬림해

'조용한 물걸레 모드', 소음이 52dB 수준

최근 2년간 일상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가전을 딱 하나만 고르라면 단연코 로봇청소기가 될 것이다. 사람을 대신해 움직이고 흡입하고 닦고 비우는, 꽤나 고난이도 가사를 도와야 하는 로봇청소기가 빛의 속도로 진화했다. 20여년전 처음 시장에 등장할 당시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바보같은 실력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던 세월이 무색할 지경이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이랬던가. 센서, 배터리, 문턱 넘기 등의 기본 조건이 어느 정도 상향 표준화되자, 물걸레질도 알아서 척척 대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항상 있어왔다. 다만 이미 보유하고 있는 구세대 로봇청소기의 경우 걸레를 손으로 직접 탈부착하고 빨아서 갈아끼워야한다는 점, 불규칙한 가구가 진열돼있는 공간은 말끔히 닦아내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에 올해 새롭게 나온 로보락 신제품 S9 MaxV Slim을 약 3주간 사용해 본 결과는 기대 그 이상이었다. 앞으로 새롭게 나올 로보락의 로봇청소기들은 '세컨 가전'의 영역을 완벽히 벗어났다는 것이 개인적 소감이다. 약 3년 전 로보락 S7 MaxV Ultra를 사용해보고도 놀라운 기술력에 감탄한 바 있지만, 이번 제품은 3년의 시간에 더욱 응집된 기술력이 장착됐다는 것이 주관적 평가다. 실제 그간 주력으로 쓰던 핸디 청소기를 3주간 거의 쓰지 않았다.

무엇보다 반려묘를 키우는 입장에서 S9 MaxV Slim의 물걸레 모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진공 청소, 물걸레 모드와 자동 세척 및 건조 등의 기능은 기본이다. 과거 S7 시리즈에선 자동 건조 기능이 없어 아쉬웠는데 해당 제품은 80℃ 온수로 자동 세척한 뒤 55℃ 온풍으로 건조, 냄새를 원천 차단했다. 아울러 오염물 감지 기능을 통해 반복 세척과 반복 물걸레질을 '알아서'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동 물걸레 제거' 모드가 있어 진공 청소 혹은 카펫 청소를 할 경우 본체에서 걸레를 분리할 수 있다. 또한 먼지가 많을 때는 흡입력을 자동으로 높이고, 액체가 엎질러져 있을 땐 사이드 브러시와 메인 브러시를 알아서 들어올려 걸레 모드로 전환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듀얼 회전 물걸레 시스템이었다. 8cm가 되지 않는 본체의 얇은 두께 덕에 소파 밑 등에 크게 걸리지 않고 내부에 진입, 거기에 사이드 브러시 및 물걸레에 이중 로봇 팔을 적용해 '먼지 사각지대'를 없앴다.

분당 최대 200회를 고속 회전하기에 사람이 직접 걸레로 미는 것보다 더욱 깔끔하게 오염을 제거할 수 있다. 3개의 바퀴가 따로 움직이며 추진력을 주는 덕분에 바닥을 청소하다가 카펫으로 올라서면 자동으로 몸체를 들어올리고, 문턱을 넘을 때는 2~4cm의 문턱도 거뜬하게 몸을 들어올려 거침없이 넘어간다. 욕실 앞 발매트를 어떻게 넘어가는지 유심히 관찰했더니 발매트에 올라서니 몸체와 걸레를 들어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S9 MaxV Slim 신제품이 전작과 가장 다르다고 느낀 점은 바로 AI 성능 탑재다. 인터넷에 연결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헬로우, 로키, 청소를 시작해줘"라고 외쳤더니 제품이 자동으로 알아서 청소를 시작하고 중단하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다만 아직까지 총 31가지 음성 명령어에 국한돼있고, 말투나 다소 다른 표현은 알아듣지 못하는 점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다.

반려묘로 인해 수시로 물걸레질을 하는 습관이 있어 '조용한 물걸레 모드' 성능도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최대 2만 Pa(파스칼)의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하지만 조용한 물걸레 모드를 적용할 경우 52dB(데시벨) 수준으로 일상에서의 큰 소음은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동 먼지 비움 기능이 있어 최대 7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약 3주간 단 한번도 먼지를 비우지 않고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