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욱민체조오, 시이~작!” 지금이라면 국민체조 대신 K체조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그만큼 널리 퍼졌다. 1977년 3월에 등장했다. 유근림 경희대 체육학과 명예교수가 12개 동작을 만들었고, ‘하나둘셋넷… 둘둘셋넷…’의 구령까지 붙였다. 2000년대 초반 모교 운동회에 갔더니 그때도 국민체조를 하고 있었다. “쉽고 재밌잖아요.” 유 교수가 한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말했다. 세 번째 팔운동에서의 절도 있는, 그러면서도 다섯 번째 가슴운동에서는 박자를 늦추는 그의 구령에 몸이 절로 움직였다. 유 교수의 자녀들은 국민체조를 하면서도 아버지 목소리라는 걸 한참 뒤에 알았단다.
장수비결로 김희조씨가 만든 행진곡풍 음악도 한몫했다. 움직임이 작은 네 번째 목운동에서 여리게 흐르다가 동작이 커지는 아홉 번째 온몸운동에서는 비장해지기까지 한다. 네티즌들은 ‘흘러간 명곡’이란 타이틀을 줬다. 유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이 밀어붙여 보급했다”고 말했다. 절도 있어서, 박정희 대통령이 시켜서인지 군사정권의 잔재라는 평도 있다.
“그쳐어~.” 국민체조의 마지막 구령. 유 교수가 지난 11일 93세로 별세했다. 그의 삶은 그쳤지만, 그의 국민체조는 우리 몸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