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징병’은 보수와 진보, 어느 쪽의 어젠다일까.
한국적인 상황만 놓고 보면 좌파 진영에선 여성 징병을 금기어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병력 절벽 상황과 맞물려 여성 징병 논의에 군불을 때는 건 분명 우파다. 국민의힘 의원 11명이 여성도 현역병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한 병역법 개정안을 지난 8월 발의한 것만 봐도 그렇다.
우리만 논란인 건 아니다. 모병 감소에 직면한 미국에서도 52년 만의 징병제 부활 카드와 함께 여성 징병 등록을 놓고 정치적 갈등이 적지 않게 일고 있다. 그런데 여성을 징병 대상에 넣자는 건 민주당 쪽이다.
반면에 공화당의 강성 보수그룹, 종교적 신념 및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 보수주의자들은 격렬히 반발한다. 이들에게 여성은 그저 “보호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서구의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가부장적이고 여성혐오적인 제도”라며 징병제 자체를 거부한다. 하지만 북유럽 국가들처럼 남녀 평등이 성숙한 사회일수록 여성 징병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시대적인 흐름이다. 방점도 ‘여성’이 아닌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외눈박이의 시선으로는 절대 풀 수 없는 게 바로 이 문제다. 전편과 달리 이번 편에선 자유 진영에서 여성 병사가 어떻게 활약했는지를 짚어본다.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 얘기도 담았다. 다시 전장 한복판으로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