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자회사 팔아 ‘실탄 1조’ 장전한 보령, 어디에 쏠까?

2024-07-02

보령빌딩·보령바이오파마 등 매각

새먹거리 우주사업에 투자 나설 듯

지주사 지분 확보로 3세 승계작업도

보령(옛 보령제약)이 최근 자산 유동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향후 신사업인 우주사업 강화과 오너 승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의 지주사인 보령홀딩스가 종로5가에 위치한 사옥 보령빌딩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보령빌딩 매각은 지난 4월 추진됐으며, 우선협상대상자인 한국토지신탁과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매각가는 알려지진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약 6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보령빌딩에는 보령을 비롯해 보령바이오파마, 보령컨슈머헬스케어, 보령헬스파마 등이 입주해있으며, 매각 후에도 계열사들은 임대계약 방식으로 임차해 건물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보령은 본사 사옥 외에도 알짜 자회사인 보령바이오파마 또한 매물로 내놓았는데, 최근 매각에 성공했다. 지난달 28일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산업은행 PE실 컨소시엄은 보령바이오파마와 지분 80%를 32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이 지난 1991년 백신제제 제조·판매를 위해 설립한 회사로, 국내에서 국가예방접종백신(NIP) 품목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난해 매출액은 연결기준 1678억원으로 매해 성장을 이어가는 알짜 기업이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 2월 동원그룹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우선협상 자격을 따냈지만, 매각 가격에 대한 협상이 결렬되면서 최종 무산됐다. 이후에도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에 나섰지만, 몇 차례 무산되면서 당초 시장에서 예측한 7000억원 대의 회사 가치도 낮아졌다.

보령 관계자는 “기업의 미래 비전을 위한 지속 성장과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해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정확한 투자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확보된 자금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곳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보령이 확보한 자금이 크게 3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제약 경쟁력 강화 △신사업인 우주사업 투자 △김정균 보령 대표에 대한 승계작업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먼저 제약 부문에서는 주요 사업 전략인 LBA(오리지널 의약품 인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LBA는 특허가 만료된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함에 따라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사용처인 우주사업과 관련해서는 보령은 ‘액시엄 스페이스’의 우주정거장을 비롯해 우주 왕복시 필요한 의약품 등 다가올 우주 시대의 헬스케어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브랙스스페이스’라는 합작법인까지 세웠다.

앞서 보령은 지난 2022년 사명에서 제약을 떼고 우주 사업 진출을 알렸다. 이후 같은 해 세계 최초 상업용 민간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액시엄 스페이스에 6000만달러(약 83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지분 2.7%를 확보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외에 주목받는 사용처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김정균 보령 대표에 대한 승계작업이 꼽힌다. 매각이 완료된 보령바이오파마는 김 대표 개인회사인 보령파트너스가 69.1%, 김 대표가 1.7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매각이 완료되면 대부분의 자금이 김 대표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매각 대금을 통해 승계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데, 현재 보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보령홀딩스 지분은 모친인 김은선 회장이 44.93%를 보유하고 있고 김 대표의 지분은 22.60%에 그치는 만큼 경영권 확보를 위해 보령홀딩스 지분 매입에 나서며 3세 승계 작업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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