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발 주차장에라도 있게 해주세요”…범죄단지 탈출 국민, 대사관 문전박대 정황 드러나

2025-10-19

"대사관 앞까지 왔는데 들어갈 수 없나요?"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범죄단지에서 탈출한 한국인이 14시간 만에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도착했지만, 근무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19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영상에 따르면 감금 피해자 A씨는 지난 4월 범죄단지를 탈출해 새벽 6시께 프놈펜에 위치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도착했다. 그러나 대사관 직원은 “오전 8시에 문을 연다”며 A씨의 입장을 거절했다.

영상 속에서 A씨는 “대사관 앞까지 왔는데 들어갈 수 없나”, “지금 바로 들어갈 수 없나”, “안에만 있을 수 없나, 주차장에라도…”라며 절박한 목소리로 호소했지만, 대사관 관계자는 전화를 다른 직원에게 돌렸을 뿐이었다.

A씨는 “범죄단지에서 탈출하기 전날 밤부터 계속 ‘제발 와달라’며 연락했지만, 끝내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대사관 앞에서 인근 상점에 들러 물건을 사거나 현지인에게 말을 걸며 약 2시간을 버틴 끝에 오전 8시가 되어 업무를 시작한 대사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A씨는 처음에는 '주식 관련 업무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온라인 광고를 보고 캄보디아로 갔다가 감금과 폭행을 당하며 불법적인 일에 동원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3000만 원을 내라는 협박까지 받았고, 감시를 피해 옷 속에 숨겨둔 휴대전화로 대사관에 구조 문자를 보냈지만 “정확한 위치와 사진을 보내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했다.

A씨는 "범죄단지 안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 제한적인데 어떻게 얼굴 사진을 찍고 단지 내부 사진을 찍어 보내겠나"라며 "외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국내에서도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아드님이 납치된 게 아닌데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며 구체적인 확인 없이 적극적인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총 맞고 죽을 수도 있지만 '차라리 죽겠다'"는 각오로 4월 초 범죄단지 뒷문을 통해 탈출했다. 그는 밤새 걸으며 히치하이킹으로 현지인 차를 얻어타며 프놈펜까지 이동했다. 중간에 차량이 지나가면 풀숲에 숨는 등 위험천만한 여정을 이어갔다. 도중에 혹시 다시 잡혀가더라도 누군가가 구조해주길 바라며 얼굴이 나온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어렵게 범죄단지에서 탈출했지만, 대사관의 대응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A씨는 "시아누크빌에서부터 계속 걸어와 너무 지쳤다"며 "대사관에 바로 들어가지 못하는 시간 동안 다시 잡혀갈까 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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