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을 이겨내는 방법

2024-06-30

K배터리가 당분간 실적 부진의 긴 터널을 탈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기차 캐즘(Chasm) 구간 돌입에 이어 미국 대선 변수, 핵심 원자재 가격 하락 등 겹악재에 직면하면서다. 결국 이들 기업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수요 부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분기뿐 아니라 하반기도 실적 눈높이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캐즘은 원래 땅이나 골짜기, 지면이나 바위 틈을 의미하는 지질학 용어인데, 최근에는 마케팅 용어로 많이 사용되면서 얼리어답터들이 경험하는 단계를 넘어서 다수 군중들이 모두 사용하기 전의 과도기적 단계를 의미한다. 전기차로 시작해서 최근에는 배터리, 소재 그리고 충전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전자기기는 캐즘 구간을 거쳤다. 캐즘 없이 군중들에게 직접 확산된 경우는 스마트폰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 당초에도 손 안의 컴퓨터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나타난 스마트폰은 그 효용성이 거대하고, 인프라 확장,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나 빠르게 일어나면서 얼리어답터 구간을 넘어서자마자 전 세계인의 손에 위어지게 됐다.

노키아나 블랙베리 등 피처폰을 주력으로 한 모바일 업체들이 망한 이유는 이러한 캐즘구간을 파악하지 못했고 기술 성장속도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발빠르게 피처폰 사업을 접고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며 아이폰의 대항마가 된 것과 대별되는 사례이다.

전기차 시장은 캐즘 구간을 지나고 있지만 파급력은 스마트폰과 매우 유사하다. 이미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트렌드로 인해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가 중심이 되는 시장으로 전환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2월 기준 전 세계 자동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약 13%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는 8%를 차지한다. 그런데 중국의 전기차 시장의 성장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졌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35.6%에 달했다. 세계 평균에 비해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전기차 인프라는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확대 속도가 빠르다.

전기차 캐즘은 이미 예정되었던 미래였다. 결국 우리나라 시장에서 두드러진 전기차 캐즘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캐즘 구간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들이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 구매를 하게 될 이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캐즘 구간을 무난히 건너는 기업이 있고, 건너지 못하고 떨어지는 기업이 있을 것이다.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과잉 경쟁화 되다가 산업 구조조정을 겪고, 이 과정을 지나면 다시 정상화되는 국면이 찾아오는 법이다.

전기차나 배터리에 중요 소재를 공급하는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은 선제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저렴하고 안전하며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가 만들어지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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