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화재·파업 리스크·실적 부진 '삼중고'
포스코, 연말 인사로 돌파구 찾을까
올 초 인선에선 '안정 속 변화' 택해
장 회장, 여러 악재 속 파격 인사 단행할지 주목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동반 부진에 잇단 화재사고, 노조 파업 리스크까지 악재가 겹친 포스코그룹의 연말 인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인화 회장 체제 전환 후 진행되는 첫 정기 인사인 만큼, 인선의 초점이 '안정'과 '변화' 중 어디로 향하게 될지 관심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하순 정기 인사를 진행한다. 장 회장은 인사 시점에 맞춰 필요한 검토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장 회장이 연말 인사에 담을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대개 인사는 기업의 방향성과 철학을 드러내는 일종의 메시지 역할을 한다. 변화와 혁신, 안정과 균형 등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을 엿볼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올해 2월 주요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전임자인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체제에서 활약한 주요 경영진을 다수 연임시키며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단 평가를 받았다. 김학동 부회장과 공동대표이사로서 포스코를 이끌던 '철강통' 이시우 사장이 단독 대표로 선임됐고,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이 포스코퓨처엠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내정자 신분이었던 장 회장은 급격한 변화보단 전임자의 '사람들'을 품는 선에서 인사를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포스코그룹이 여러 악재 속 내홍을 겪는 가운데 진행되는 장 회장의 첫 정기 인사인 만큼 '장인화의 사람들'이 등장하며 조직 쇄신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포스코그룹은 주력 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3분기 철강 부문 영업이익 46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8530억원보다 45.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이차전지 소재 부문인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간신히 흑자에 턱걸이했다.
특히 철강 부문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 더해 사업장 내에서도 연일 문제가 불거지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 더해 최근 연달아 발생한 화재로 안전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이같은 요인들이 '조직 쇄신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의견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장 회장으로 하여금 인사를 통한 체질 개선을 결심하도록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이미 앞서 취임 직후 홀딩스 조직을 축소 재편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고강도 체질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대체로 기업들이 위기 속에선 변화를 택한 경우가 많고, 장 회장은 처음 본인의 입김이 들어가는 인사를 진행하는 상황이라 드라마틱한 변화를 예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포용력이 뛰어난 장 회장의 성품상 주력 사업의 실적 악화 요인이 대외 환경에 있었던 점을 감안해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리더십을 전면 교체하기보다는 조직 안정을 고려해 인사 폭에 제한을 둘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재 대외적인 악재 요인들과 장 회장의 미래 청사진을 종합 고려해보면, 단순히 1년의 시간만으로 평가와 판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오히려 중장기적인 관점과 기회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리더십 교체가 아닌 유임을 통해 한층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