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좌완 곽도규(21)는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를 통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국가대표 활약을 펼쳤다. 좌타자를 상대하는 원포인트릴리프로 기용됐다. 한 타자만 잡고 교체되기를 2경기 연속, 시즌 중 한 번도 안 해봤던 사흘 연속 등판도 경험했다. 등판하지 않아도 팔은 계속 풀며 대기도 해야 하는 불펜 투수이다보니 옆구리 근육이 미세하게 손상되기도 했다.
프리미어12를 마친 곽도규는 많은 생각을 했다. “더 많은 이닝을 던져야겠다”는 올시즌 목표 설정도 그 중 하나였다.
곽도규는 최근 통화에서 “작년에 경기 수에 비해 이닝이 좀 적었던 것 같다. 좀 더 던져서 짧게만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 필요하면 길게도 맡기는 투수라는 이미지를 쌓아야 할 것 같다. 좌타자만 막는 투수로 한정되고 싶지 않은데 국가대표팀에 가보니 내가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2년차로 처음 풀타임 1군 활약한 곽도규는 KIA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다. 필승계투조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등장해 맹활약 했다.
KIA에서 곽도규는 좌타자 전담 투수가 아니다. 원포인트 릴리프도 아니다.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에 나가 4이닝을 던지고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2승을 직접 수확했다.
지난 시즌에 앞서 곽도규를 필승계투조 자원으로 준비시키면서 이범호 KIA 감독은 “좌타든 우타든 한 이닝을 맡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기용했다. 경험이 없는 2년차 투수라 시즌 초반에는 짧게 아웃카운트 1~2개 정도를 맡겼지만 기대대로 강력한 구위를 드러낸 곽도규에게 점점 오래 마운드를 맡겼다.
지난해 곽도규는 71경기에 나가 55.2이닝을 소화했다. 중간계투로서 많지도 그렇게 적지도 않은 적당한 수치다. KIA에서는 장현식, 전상현 다음으로 많이 던졌다. 71경기 중 40경기에서 1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0.1이닝만 던진 것은 13경기고, 8경기에서는 1.1이닝을 던졌다. 우승 팀 KIA에서는 한계를 두지 않고 빼어난 활약을 했지만 아직 신예다보니 리그 전체에서는 ‘좌완’ 이미지가 강하고, 좌완 불펜이 귀했던 국가대표에서는 좌타 전담 원포인트릴리프로 기용됐다. 곽도규는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을 거기서 찾았다.
1이닝을 온전히 책임지는 경기를 늘려 시즌 전체 투구 이닝도 조금은 늘리고 ‘믿을 수 있는 중간계투’의 이미지를 리그 전체에 뿌리박고 싶은 것이 곽도규의 새로운 야심이다.
곽도규는 “프리미어12 마치고 2주 동안 (옆구리 부상으로) 충분히 쉰 뒤 운동을 시작했다. 완전히 회복돼 시즌 준비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시즌 중 다치는 일 없게 하기 위해 몸 올리는 속도를 올해는 천천히 맞추면서 코어 보강에 특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으로 피칭 훈련에 돌입한 곽도규는 “좀 더 많은 이닝을 던져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가 되고 싶다는 것 외에는 다른 목표는 안 정했다. 체인지업 구사율을 높이고 작년 던지다 중단했던 컷패스트볼도 다시 던져볼 생각이다. ABS존이 낮아지니 내 투심 가치도 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저 작년보다 더 잘 하고 싶고 최소한 유지는 할 수 있게 던지면서 믿음을 더 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