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 태풍의 눈, 콜 어빈 “두산 팬 기대치 알고 있다··· 나 자신의 기대치는 더 높다”

2025-02-04

두산 새 외국인 에이스 콜 어빈(31)은 이번 시즌 태풍의 눈이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 로테이션을 돌았던 현역 선발이다. 어빈의 두산행이 확정되고 KBO리그 각 구단이 한동안 들썩거렸다. 이유는 똑같았다. “이 투수가 왜 한국에 왔느냐”는 것이었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두산 동료들과 처음 대면한 어빈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지난 31일 생일에는 깜짝 선물까지 받았다. 주장 양의지가 생일 케이크를 들고 등장했고, 두산 선수 모두가 박수 치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4일 시드니 블랙타운 구장에서 어빈은 “팀원들 모두가 굉장히 환영해줬다.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고 웃었다.

어빈은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2차례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오는 3월22일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가는 걸 목표로 몸을 만드는 중이다. 어빈은 “첫 번째 불펜 피칭은 마운드 경사라든가 공 던지는 느낌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던졌고, 두 번째는 구종마다 제구를 잡아가는 느낌으로 던졌다”고 했다. 어빈은 포심과 커브를 비롯해 싱커, 체인지업, 커터 등 레퍼토리가 다양한 좌완 선발이다. 구위도 구위지만 제구가 특히 좋다는 평가다. 어빈의 피칭을 지켜본 지난해 다승왕 곽빈도 “제구가 정말 좋더라”고 감탄했다.

지난 시즌 두산은 외국인 원투 펀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농사가 대흉작이었던 만큼 올해 새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어빈도 그런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어빈은 “부상이라는 게 사실 선수 본인이 조절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부상을 걱정하고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방향성이 잘못될 수 있다. 시즌에 들어가도 어떻게 경기력을 끌어올릴지, 어떻게 내가 던지는 공을 제대로 던질지를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기대치도 당연히 높겠지만, 나 역시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매우 높이 설정해 놨다. 부상 없이 올 시즌 잘 던지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다년간의 빅리그 경력을 통해 실력은 충분히 검증되었다는 평가. 하지만 KBO리그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어빈은 “영상자료를 정말 많이 봤다. 이미 벌써 KBO리그를 다 알게 된 것 같다”고 농담 섞어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롯데에서 뛰었던 댄 스트레일리나 삼성의 르윈 디아즈 같은 선수와 친분이 있다. 한국 야구에 대해 여러 번 물어보고 조언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KBO리그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역시 걱정하지 않는다. 이따금 마이너리그 등판을 했을 때 이미 ABS를 경험했다. 올 시즌부터 ABS존을 하향 조정하기로 한 것도 호재다. 어빈은 “낮은 공 던지는 걸 좋아한다. 나한테는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어빈은 지난해 두산과 계약 직후부터 KBO 공인구로 연습해 왔다. 공은 이미 익숙해졌다. 한국에서 쓰는 로진백이 미국보다 좀 더 꺼끌꺼끌한 느낌이라고 했지만, 역시 금방 적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낯선 KBO 리그에서 잭 로그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건 생각 못했던 행운이다. 앞서 두산은 어빈에 이은 외국인 2선발로 토마스 해치와 계약했지만, 메디컬테스트에서 문제가 생겨 좌완 로그로 급선회했다. 공교롭게도 어빈과 로그는 2022년 MLB 오클랜드에서 함께 뛰었다. 어빈은 “로그와 같은 팀에 뛴다는 것 자체가 심적으로 좀 더 편안해지는 것 같다. 로그 뿐 아니라 (제이크) 케이브도 원래 알던 사이다. 외국인 선수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데 많이 편할 것 같다”고 했다.

환경은 잘 갖춰졌고, 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다. 남은 건 가진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뿐이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넷이 모두 합쳐 13승에 그쳤던 두산, 올 시즌 가장 크게 기대하는 전력 상승 요소는 역시 MLB 현역 선발 어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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