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플레이스에 공인중개사 사무소로 등록하고 당근에서 직거래 사기
직거래 사기수법 갈 수록 교묘해져 이용자 주의 요망
이용자 보호할 제도적 장치 필요 지적도
#사회 초년생 A씨는 1월 말 당근 직거래를 통해 방을 찾았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시세보다 저렴한 조건에 집을 올려놓아 빠르게 가계약을 진행했다. 계약 진행 시 등기부등본 상의 소유주와 입금 받는 계좌 소유자가 달랐으나, 임대인(부동산 소유자)은 사촌동생이 임대료를 관리하고 있다며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100만원을 입금하자, 본인이 소유자라 주장하던 사람은 잠적했다. 알고보니 공인중개사까지 사칭한 사기였다.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활용하고 있었기에 아직까지도 사기 이용자를 잡지 못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당근을 활용한 부동산 직거래 사기 수법이 갈 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먼저 가짜 임대인은 의도적으로 공실 매물을 물색한다. 이후 세입자 또는 부동산 중개인인 척 당근에 매물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올려놓는다. 관심을 보이는 임차인이 나타나면 미리 진짜 공인중개사를 통해 알아놓은 실제 매물의 비밀번호를 제공한다. 마치 진짜 세입자 혹은 중개인인 척 집을 열고 들어가라고 하며 경계심을 낮춘다. 이후 가계약금을 편취한 후 잠적한다.
이같은 문제는 당근 내 누구든 부동산 매물을 올릴 수 있도록 열어놓았으나, 이에 걸맞은 안전 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당근은 사기를 방지하고자 집주인 인증 기능을 23년 1월부터 제공해 왔다. 다만 현재 세입자 인증을 받고 있지는 않다. 세입자가 직접 다음 세입자를 구하는 경우도 많기에 소유자가 아니어도 부동산 업로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허위 매물을 올려놓고, 부동산 중개인이라고 하거나 세입자라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당근 관계자는 “채팅방 내 외부 유도, 선입금 등의 의심되는 키워드가 등장할 경우 '반드시 집주인 신분증과 등기부등본상 소유주를 확인 후 대면으로 거래하라'는 주의 경고 메시지가 발송된다”며 “세입자가 올린 매물의 경우 안전 거래를 위해 채팅창에서 '등기부', '대출' 등의 단어가 오갈 경우 해당 매물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바로 열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계약 경험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들의 경우 이를 간과하기 쉽다. 이 외에도 시세보다 이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부동산 매물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더 큰 문제는 가짜 부동산 사무실이 버젓이 네이버플레이스에 부동산 사업자로 등록돼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 A씨 또한 가계약 전 전화번호를 검색하자 네이버플레이스에 정식 부동산 사업자라고 나와있던 탓에 의심을 접게 됐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플레이스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증을 업로드해야 한다. 네이버는 사업자등록증을 2~3일 간 심사한 후 네이버 플레이스에 사업자로 등록한다. 위변조를 잡아내는 기술도 접목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중개업체의 경우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브이월드에서 확인된 사업자만 등록 가능하다.
그러나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도 네이버 플레이스에 허위 부동산 중개업자의 사업장 표시가 노출되고 있었다. 최근에는 컴퓨터 수리점으로 바뀐 상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플레이스 등록 방식은 직접 등록과 외부 CP사를 통한 등록으로 나뉜다”며 “해당 사업장은 과거 외부 CP사를 통해 등록됐으며 최근 신고가 들어와 삭제한 상태”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