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며 할인 상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를 노린 사기가 온라인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개인으로 보면 소액이지만 십시일반 해보면 거액을 뜯어먹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31일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2024년도 소비자 피해상담 분석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지난해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전체 피해 상담은 8056건으로, 2023년 대비 25% 증가했다.
서울시, 피해 결과 발표…웁스몰 피해만 552건

구매유형별로는 인터넷쇼핑몰이 3898건(48.4%)으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중개몰(오픈마켓) 1428건(17.7%), 인터넷 서비스(항공권·숙박 등 예매·예약) 1291건(16.0%), 개인 간 거래 579건(7.2%)이 뒤를 이었다.
피해유형별로는 계약취소·반품·환불지연 3903건(48.5%)이 가장 많았다. 사기·편취(998건·12.4%), 운영 중단·폐쇄 및 연락 불가(976건·12.1%), 배송지연(849건·10.5%) 순이었다.
대표적 피해 다발업체로는 ‘웁스’이라는 이름의 쇼핑몰을 운영한 웁스몰이 55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산물유통센터 땡처리닷컴’이라는 이름으로 당근마켓이나 온라인 커머스 등에서 상품을 판매한 업체가 165건으로 뒤를 이었다. 온라인 쇼핑몰 이끌림(118건)도 다수의 피해를 양산했다.

이와 같은 쇼핑몰의 공통점은 제품 가격 대비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시해 소액결제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웁스몰은 약 9만원 가량에 팔리는 어그부츠를 5만원대에 판매한다고 온라인 쇼핑몰에 게재했다. 하지만 결제하면 ‘가품 억측과 항의 처리 과정 중에 배송 기간이 지연되고 있다’며 ‘1~3주 정도 후에 도착할 것’이라며 소비자를 끌어모은 후 잠적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스타일브이’식 사기로 유명해진 온라인 수법이다.
농수산물유통센터 땡처리닷컴도 김치 등 농산물을 판매한다며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고, 당근마켓이나 온라인 커머스에 판매자로 입점도 했다.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해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논리로 소비자를 현혹했다. 하지만 역시 ‘배추 수급이 안 된다’라거나 ‘배송 지연으로 인해 사은품(귤)을 추가로 보내겠다’며 배송을 지연하다가 일정 시일이 지난 후 카카오톡 소비자 상담 창구를 폐쇄했다.
이끌림도 ‘특별 사은 행사’를 한다며 농심 신라면 20개를 6900원에 판매한다는 광고를 게시했다. 하지만 막상 소비자가 주문하고 나면 ‘동시 접속자 수가 급증해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이 있다’며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라면 광고 글 하단엔 정가 69만9000원인 다이슨 헤어드라이어를 34만~38만원에 판매한다는 링크가 있었다. 미끼라면 상품을 보고 접속한 소비자가 다이슨 제품을 구입하면 돈을 받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표준으로 자리 잡은 ‘스타일브이’式 사기

피해품목별로 보면 의류가 1594건(19.8%)으로 가장 많았고, 항공권·숙박 등 예매·예약 서비스 1261건(15.7%), 신발·가방·패션잡화·귀금속 1107건(13.7%), 레저·문화·장난감 721건(8.9%) 순이었다.
이중 항공권·숙박 등 예매·예약 서비스와 관련한 피해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시가 접수한 상담 중 항공권·숙박 등 예매·예약 서비스 피해는 전년 대비 3.6배 증가한 1261건이었다. 특히 항공권 취소수수료 관련 상담이 1115건(88.4%)으로 2023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이와 같은 방식으로 발생한 소비자 피해 금액을 약 1억1846만원으로 집계했다. 서울시는 이들 업체를 누리집에 게시하고, 신용카드사와 협력해 피해구제 조치를 진행 중이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소비자 피해 금액 이외에도) 지난해 3691건(10억1638만원)을 환급 처리하고, 1108건은 계약이행·교환·합의 등으로 중재했다”며 “소비자 문제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주요 전자상거래 사업자와 핫라인을 구축·운영해 소비자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