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2년, 인천이 가야할 길] (하) 안에선 안정적 시정을, 밖에선 정치적 능력을

2024-07-03

APEC 무산 '정치력 부재' 지적

철도·매립지 등 장기 현안 산적

정무라인 강화 돌파구 마련 주목

민선 8기 인천시 유정복호(號)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실패했다.

유 시장은 외교부의 '경주시 APEC 유치' 결정을 “나쁜 결정”이라며 공개 저격했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도 외교부에 전달했다.

민선 8기 전반기 행정력을 총 집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심혈을 기울였던 만큼 정치적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APEC을 인천이 유치하지 못한 이유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지점은 '정치력 부재'다. APEC을 치르기 위한 인프라만 놓고 볼 때 인천이 경쟁 도시였던 경주시와 제주도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유정복호가 민선 8기 후반기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시정 내부 일을 돌보는 '내치'만이 아닌 정부나 타 지자체와 협상과 타협하는 '외치', 즉 정무적 감각과 정치력이 필요하다.

인천의 장기 현안들을 보면 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업 역시 드물다.

교통 현안 중 뜨거움 감자인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의 경우 경기도, 김포시와 협상 없이는 결과 도출이 어렵다.

남부권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제2경인철도 사업도 '서울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이란 선결 조건을 관철시키지 못해 원점으로 돌아갔고, 서구 수도권 매립지 종료 문제 또한 서울·경기도를 빼놓고 인천 혼자 이뤄내긴 어려운 구조다.

유정복 시장은 민선 8기 하반기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기존 행정조직은 건들지 않고 정무라인을 손보는 절차다.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 교체를 시작으로 그간 난립했던 '특보'자리를 정리하고 정무·홍보·시민사회 수석을 두는 '수석제' 중심으로 정무라인이 강화된다.

정무직 공무원들은 지방공무원과 달리 시와 시민 사이 가교 역할이 기본이며 나아가 기관 대 기관 간 협상과 타협, 즉 정치의 중요한 축이다. 정무직 역량은 곧 인천시 외치 능력과 직결된다.

정무직 최고 수장인 유정복 시장을 비롯한 정무직 공무원들이 민선 8기 하반기 어떻게 정치력을 발휘해 그간 인천이 풀지 못한 장기 현안의 해결 발판을 마련해 나갈지가 남은 임기 관전 포인트다.

/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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