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봉철 코차이나 회장, '회생절차' 하이에어 사내이사 취임

2025-02-04

​[비즈한국] 하이에어가 박봉철 코차이나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하이에어는 소형항공운송사업자로 2019년 12월 운항을 시작했지만 2023년 9월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했다. 하이에어는 현재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또 상상인증권, 박봉철 회장, 알파플러스자산운용이 컨소시엄을 맺고 하이에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인수가 완료된 것이 아닌데도 박 회장이 하이에어 사내이사에 선임됨에 따라 컨소시엄이 하이에어 회생 작업을 직접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하이에어는 지난해 12월 23일 박봉철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는 “채무자의 이사를 선임할 때는 회생계획에 선임 방법과 임기를 정해야 한다”며 “방법을 정한 때에는 회생계획에서 정한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하거나 대표이사를 선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하이에어 회생계획에 박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봉철 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상상인증권, 알파플러스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하이에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하이에어의 기업 회생과 인수합병(M&A)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이 하이에어 사내이사에 선임됨으로써 컨소시엄이 하이에어 회생 작업을 직접 진행할 전망이다.

박봉철 회장은 대한항공 홍콩 주재원 출신으로 1994년 홍콩에 물류 기업 코차이나를 창업했다. 박 회장은 2021년 에어프레미아에 투자해 항공업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해 말 기준 에어프레미아 지분 24.02%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이후 JC파트너스가 에어프레미아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박 회장은 최대주주 자리에서 밀려났다.

당사자들은 박봉철 회장의 하이에어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상상인증권과 코차이나 모두 박 회장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비즈한국은 하이에어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하이에어 회생 작업이 2월 내 완료될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

다만 박봉철 회장이 하이에어 경영에 직접 나서더라도 경영 정상화는 장담할 수 없다. 하이에어가 운항했던 국내선은 김포-제주, 김포-울산, 김포-사천, 김포-양양, 김포-무안, 제주-무안, 제주-울산, 제주-사천 등이었다. 김포-제주를 제외하면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노선들이다. 현재 동남권 최대 공항인 김해국제공항에는 취항하지 않았다.

국제선의 경우에는 무안-기타큐슈가 유일한 노선이었다. 그러나 무안국제공항의 이용객 수는 많지 않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무안국제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수는 35만 5620명이었다. 전체 국제선 이용객수 8892만 6621명 중 0.40%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하이에어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76억 원, 11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을 재개한다고 해도 흑자를 본다는 보장은 없다. 자본총액은 2023년 말 기준 마이너스(-) 293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상상인증권 컨소시엄으로서는 하이에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만만치 않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상상인증권 컨소시엄은 하이에어 인수에 총 321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상상인증권의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 상상인증권은 2023년 매출 1822억 원, 영업이익 9억 6173만 원을 거뒀다. 그러나 2024년 1~3분기에는 매출 2623억 원, 영업손실 35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돼 적자전환한 것이다.

최근 재무 상황도 좋지 않다. 상상인증권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979.45%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4억 7129만 원이다. 이런 상상인증권에게 수백억 원의 지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상상인증권 컨소시엄의 하이에어 인수가 늦어지는 것을 놓고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현재 하이에어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대외비인 관계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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