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 위협하는 ‘하얀 막’…재발 막을 실마리 찾았다 [헬시타임]

2025-03-19

국내 연구진이 조기진단과 예방이 중요한 안질환인 '군날개'의 발병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새로운 진단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제시했다.

김동현 고대안암병원 안과 교수와 류홍열 경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3기 군날개 환자 4명과 정상군 4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군날개 환자에서 H3K9me3 수치가 높아져 있음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익상편'이라고도 불리는 군날개는 주로 안구의 내측 결막(흰자위)에서부터 각막(검은동자) 쪽으로 섬유혈관조직이 증식돼 침범, 진행하는 안질환이다. 눈 안쪽 결막부터 각막까지 하얀 막이 자라는 특징적 소견을 보여 일반인들은 백내장과 혼동해 '백태(白苔)가 낀다'고도 표현한다. 익상편은 결막의 퇴행성 변화에 따른 질환으로 알려졌을 뿐 정확한 발병 원인과 유발 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ChIP-seq(단백질과 DNA간 상호작용) 분석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히스톤(H3K4me3, H3K9me3)의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군날개 환자의 H3K4me3에서 안구질환 관련 유전자가 434개 증가하고, 490개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군날개 환자에서 특정 유전자들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거나 억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군날개 환자에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H3K9me3 수준이 정상군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H3K9me3 증가가 6가지 주요 유전자(ANK2·AOAH·CBLN2·CDH8·CNTNAP4·DPP6)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들 유전자는 유방암, 파킨슨병, 췌장암 등 다양한 질병과 연관돼 있다. H3K9me3 증가가 해당 질병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군날개가 단순한 안구질환을 넘어 다른 전신 질환과도 관련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김 교수는 “H3K9me3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고 군날개 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 발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3K9me3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주요 요소인 만큼 이를 활용해 군날개 조기 진단과 치료 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H3K9me3를 활용한 바이오마커 진단법이 개발된다면 군날개의 진행 가능성과 재발 여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안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BMC Ophthalmol' 2025년 3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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