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략 바꾼 MS... 엔비디아, 좋은 시절 다갔다!? [위클리 디지털포스트]

2025-04-15

작년은 '엔비디아 천하'

올해는 AI 칩 수요 여전할까

[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지난해 반도체 업계의 주인공을 하나 꼽자면 누가 뭐래도 '엔비디아'가 빠질 수 없겠습니다. 최근 발표된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해 766억 9,200만달러(약 109조원)의 매출을 올려,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반도체 제조사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의 예산(총지출)이 약 656조원이었다고 하니 약 109조원의 매출은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니라고 부인하긴 어렵죠.

하지만 엔비디아가 소위 '잘 나간다'는 식의 뉴스를 하도 접하다보니, '이제야 1위가 됐어?'라는 감상이 안 드는것도 아닙니다. '엔비디아 천하'인 반도체업계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된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렇다면 올해 엔비디아의 전망은 어떨까요? 여전히 장밋빛일까요? 대답은 '글쎄'라고 생각됩니다. 경쟁자가 점점 늘어나는 와중에, 'AI 데이터센터 과잉'이라는 소리도 슬금슬금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재작년·작년 사이 반도체 업계의 성공 신화를 새롭게 썼습니다. 우수한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2010년대부터 가꿔온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를 기반으로 AI 시장에서 꽃을 피웠죠. 올해 초만 해도 대한민국 정부에서 엔비디아 GPU를 총 2만 장 사들여 2026년까지 '국가 AI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런 소식들을 보면 엔비디아를 "골드 러시 시대에 곡괭이와 삽을 파는 회사"라고 비유한 블룸버그통신 말은 여전히 유효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I라는 금을 캐는 '삽과 곡괭이'고, 엔비디아는 가장 우수한 곡괭이 제조사라는 이야기입니다.

엔비디아는 올해도 반도체 업계의 주인공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가장 잘 나가는 곡괭이 제조사' 위치를 단기간에 잃을 거라고는 전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게 엔비디아가 지난해처럼 승승장구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닌데요. 왜냐하면 '전체 곡괭이 수요'가 줄어들 조짐이 보이고, 그 와중에 다른 제조사들의 '곡괭이' 품질이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미국 투자은행 TD코웬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유럽 등지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취소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분석가(애널리스트)는 "데이터 센터 공급이 수요 전망 대비 과잉 상태임을 시사한다"고 말했고요. 이후 MS는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요.

이번달 10일 AP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대표 노엘 월시는 "역사상 가장 크고 야심찬 (AI) 인프라 확장 프로젝트를 실행 중이다"면서, "이처럼 규모가 큰 사업은 고객과 함께하는 민첩성·조정이 필요하다. 이는 일부 초기 단계 프로젝트의 속도를 늦추거나 보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AP 통신은 미국 오하이오 주에 지을 예정이었던 1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포함해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부 중지·연기할 것이라고 전했고요.

딥시크 R1이 '압도적인 가성비'로 글로벌 AI 업계에 충격을 가져다 준 이후 AI 시장의 트렌드는 크게 바뀌었습니다. 더 많은 '곡괭이'가 AI 시장에서의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단 걸 전 세계가 알게 됐죠. 이후 AI 기업들의 목표는 '보다 적은 곡괭이(GPU)로 많은 금(AI)을 캐는 방법'으로 바뀌었습니다. 오픈AI가 가장 거대한 모델인 '챗GPT-4.5' 이후 그보다 큰 모델을 출시하지 않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경쟁은 하드웨어 확보보다 보다 더 좋은 알고리듬·모델 개발 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즉 엔비디아는 올해도 '가장 잘 나가는 곡괭이(GPU) 제조사'겠지만, 곡괭이의 수요 자체가 예전과 같은 규모로 증가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예요. AI에 필요한 GPU 성능은 앞으로 더디게 증가할 전망이지만, 향후 엔비디아가 더 성능 좋은 GPU를 출시한다면 GPU의 '성능 대비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할 수 있어 보입니다.

또 딥시크가 화웨이 제조 GPU를 사용했다고 언급한 만큼, '중국 AI 칩'도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쫒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이나 아마존의 '칩 자체 개발' 흐름도 매섭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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