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조립형 '무빙스타일' 넘어 완성형 무선 TV 출시 예고
LG, 스탠바이미2 흥행에 '스윙' 추가…라인업 다변화 나서
중국 TCL·하이센스도 가세…무선 이동식 TV 경쟁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이동식 TV 시장이 무선 경쟁 구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LG전자가 '스탠바이미' 시리즈를 통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무선 이동식 TV 출시를 공식화하며 반격에 나섰다.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들까지 무선 이동형 제품을 출시하며, 정체됐던 TV 시장에 다시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 삼성전자, '삼탠바이미'서 완성형 무선 TV로 확장 예고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르면 하반기 LG전자 스탠바이미에 견줄 만한 완성형 무선 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2025년형 AI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이동식 T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곧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도 "무선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스마트 모니터에 이동식 스탠드를 결합한 '무빙스타일'을 통해 이동형 TV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해당 제품은 소비자가 별도로 모니터와 스탠드를 구매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과 디스플레이 선택의 폭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무빙스타일' 전용 페이지를 개설하고 해상도, 화면 크기, 색상, 스탠드 형태 등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일부 모델은 삼성전자의 구독형 서비스 'AI 구독클럽'을 통해 이용할 수도 있다.
'삼탠바이미'라고도 불리는 무빙스타일은 4K 해상도의 M8·M7·M1부터 FHD 해상도의 M5까지 4개 라인업이 있으며, 43형·32형·27형 등 다양한 화면 크기로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제품을 조합할 수 있다. 가격대는 2024 M5 27형 스마트모니터 모델 40만원대부터 2025 더 프레임(플랫 화이트 베젤 화이트) 모델 15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다만 유선 전원 연결이 필요하고 터치 기능이나 일체형 설계는 제공되지 않는다.

◆ LG전자, 스탠바이미 흥행 이어 '스윙'으로 라인업 강화
LG전자는 2021년 세계 최초 무선 TV인 '스탠바이미'를 출시하며 이동형 TV 시장을 개척했다. 내장 배터리, 터치스크린, 바퀴형 스탠드를 적용해 '움직이는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안했다. 지난해에는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고, 후속작 '스탠바이미2'는 출시 직후 초도 물량 1000대가 38분 만에 완판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스탠바이미2는 27형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디스플레이와 스탠드를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 번 충전 시 최대 4시간까지 무선 사용이 가능하며, 터치 조작과 리모컨 없이 제어할 수 있는 편의성도 갖췄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출하량은 5만8000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연간 출하량(약 10만2000대)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LG전자는 업무용 수요를 겨냥한 신제품 '스윙'도 출시하며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스윙은 모니터암을 통해 화면 높낮이와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좌우 회전(스위블), 상하 기울기(틸트), 가로·세로 전환(피벗) 기능을 지원한다. 바퀴형 스탠드를 적용해 가정과 사무 공간을 넘나드는 활용이 가능하며, 터치 기능도 지원한다.
중국 업체들도 이동형 TV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TCL은 지난해 11월 액자형 TV 'A300W'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CES 2025에서는 바퀴형 이동식 스탠드를 부착한 신제품을 공개했다. 하이센스도 지난해 선보인 '캔버스 TV'에 이동형 거치 기능을 추가하며 경쟁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성과 무선성은 단순한 부가기능이 아니라 소비자의 시청 습관을 바꿀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향후 가전업체들은 이 분야에서 기능 고도화와 사용자 맞춤형 옵션 강화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