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 전국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매물을 직접 올릴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편한다. 직거래 매물 뿐만 아니라 중개사 매물까지도 당근에서 거래할 수 있게 돼 부동산 중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은 서울 및 일부 지역에서 베타 서비스 중인 중개사 매물 서비스를 상반기 내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당근은 안전 거래를 위한 장치도 마련한다. 채팅창에서 '등기부', '대출' 등의 단어가 오갈 경우 해당 매물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바로 열람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간편 권리분석 기능을 제공해 계약할 소유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방문 체크리스트'와 계약 시 서류 확인 등 유의 사항이 담긴 '직거래 가이드'도 지원한다.
당근은 부동산 거래가 하이퍼로컬 특성과 잘 맞아 떨어져 거래자·중개사 모두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당근은 파악했다. 지난해 중개사 거래 베타 서비스 시작 이후, 해당 지역 거래 게시글은 기존 직거래 서비스만 운영할 때에 비해 3배 증가했다.
당근 관계자는 “그간 이용자 긍정 피드백 뿐만 아니라 참여 중개사의 반응이 좋아 올해 상반기 중 전국 확장을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도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안전 부동산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근의 시장 진출에 프롭테크 업계는 '대어'가 출연했다며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당근의 누적가입자수는 4000만을 돌파했다. 업계는 부동산 서비스에도 당근 충성 고객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당근의 무료 정책이 중개사들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는 만큼 프롭테크 시장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당근이 향후에는 유료로 전환해 수익 창출을 할 것인지에도 업계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서비스가 자리잡을 경우에는 유료화 전환도 가능해 보인다.
당근의 부동산 중개 시장 진출이 플랫폼 서비스 품질을 상향 평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 전망도 있다. 반면 직거래로 차별화됐던 당근이 중개사 매물까지 다룬다면, 직방·다방 등과의 차별점이 없는 서비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허위매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중개사 및 일반 이용자 구분 등은 과제로 남아있다. 그간 당근 내 직거래는 제도권 밖에 있었다. 중개사법의 경우 공인중개사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중개사가 임차인·세입자로 둔갑해 매물을 올리는 경우가 발생해 왔다. 중개 대상물 의무 표시 사항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사각지대다.
업계 관계자는“당근이 부동산 정보 불균형 해소라는 시장 과제 해결에 앞장선다면 업계 전반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당근 직거래는 아직 제도권 밖에 있어 중개사 대상 서비스 내 허위 매물 관리 및 세부 정보 공개 등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