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다음 행보는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에 이사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슈나벨 이사는 지난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시장 참여자들과 서베이 응답자(기관투자자) 모두 ECB가 향후 정책금리를 조정한다면, 당장은 아니라도, 금리인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나도 그러한 예상에 상당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독일 출신으로 ECB 내 매파진영의 일원인 슈나벨 이사는 "(거시 변수들이) 유로존의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치는 위험이 모두 상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전망보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모두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 것이다. 이번달(12월) 정책회의에서 ECB가 제시할 성장 전망이 종전보다 상향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슈나벨 이사는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 그리고 국방과 핵심 인프라에 대한 정부 지출의 급증이 경제를 계속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미국발 글로벌 무역질서 혼란에도 "(유로존의) 성장세는 예상보다 탄력적이었다"며 "그 배경에는 예상보다 관세 불확실성이 빠르게 완화된 점이 자리한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동향과 관련해선 "현재 좋은 상태이지만 임금 상승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이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11월 유로존의 헤드라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과 근원 CPI 상승률(y/y)은 각각 2.2% 및 2.4%를 나타냈지만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5%에 달했다. 지난 8월 3.1%에서 오름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슈나벨 이사는 현재 2.0%인 ECB 정책금리(하루짜리 예치금금리: 은행들이 ECB에 자금을 예치할 때 지급하는 금리)와 관련해선 "추가적인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적절한 수준일 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정책(정책금리 수준)이 더 완화적이 되는지, 잠재적으로 너무 완화적이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수준의 정책금리를 유지한다 해도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지면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어 "그럴 경우가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할 시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슈나벨의 이러한 발언은 "향후 잠재성장률의 변화와 인공지능(AI)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현 단계에선 적절한 것으로 판단되는 통화정책을 (향후 높아질 수 있는 경제의 온도에 의해) 너무 완화적으로 만드는 게 아닌지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이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6월 금리인상설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슈나벨 이사는 "당장은 우리의 고려에 있지 않지만 때가 되면 결심할 것"이라고 했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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