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나도 ‘관석’처럼 허기졌던 때가 있었죠”···‘파인’ 호평 속 종영

2025-08-18

“한때는 극중 캐릭터들처럼 늘 허기질 때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었는지, 이제는 잘 절제하고 균형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촌뜨기들>(이하 <파인>)의 종영을 기념해 18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배우 류승룡(55)은 “인간의 욕망과 허무함이라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살아가는 마음에 대해 다룬 작품의 (<파인>의) 주제 의식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파인>은 1977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 귀한 보물이 잠겨있다는 소문을 듣고 모인 사람들이 서로 속고 속이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이야기를 담았다. 류승룡은 자신이 연기한 ‘오관석’은 끝없이 불어나는 인간의 욕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평했다. “처음에는 간장게장을 먹고 싶어 간장을 훔쳤던 좀도둑이, 나중에는 삼천만 원의 목숨값을 요구하죠. 욕심과 욕망이 복리처럼 쌓이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는 욕망과 함께 추락하는 모습으로 작품의 상징적인 모습을 드러낸 인물입니다.”

그는 “다른 배우들은 물에도 들어가고 액션도 하는 것에 비해, 관석은 사투리도 하지 않는 밋밋한 캐릭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시청자분들이 제 눈빛만 읽어도 캐릭터의 수와 생각을 따라올 수 있도록 ‘눈으로 말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나름대로 어려운 연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그이지만, 이번 현장은 뭔가 달랐다고 한다. 류승룡은 “현장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기세가 엄청났다. 정말 캐릭터 자체가 된 느낌이 들어 누가 가장 잘했다고 꼽기 어려울 정도”라며 “굳이 꼽는다면 임수정 배우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 이번에 상을 받게 되지 않을까 기대 중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상에서 1970년대를 철저히 고증한 배경과 배우들의 열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품 성공의 일등 공신으로는 강윤성 감독을 꼽았다. 강 감독은 드라마 <카지노>, 영화 <범죄도시> 등을 제작했다. 그는 “다른 조건이 다 똑같았다고 하더라도 강 감독이 아니었으면 작품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등장인물이 매우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건 결국 감독의 역량 덕분”이라고 말했다. 촬영 당시에 “이런 좋은 작품을 이런 감독, 배우, 스태프분들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운이고 선물 같다고 생각했다. 이 보물을 노리겠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했다.

결말이 ‘허무하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게 의도한 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속고 속이는 사람들의 욕망 속에서 무언가를 쥐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유일하게 꿈을 이루는 인물 ‘선자’(김민)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악인은 결국 뭔가를 잃게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속이 시원하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파고>(Fargo, 1996)를 보면 거친 바다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죽고 죽이며 겨우 보물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 다음, 그 보물을 숨겨뒀다가 결국 찾지 못하게 돼요. 허무한 엔딩이 서로 닮아있다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만나서 물어보니 윤태호 작가가 작품에 <파고>를 레퍼런스 삼았고, 집필 당시 눈앞에 영화 포스터를 붙여놨다고 하더라고요.”

죽을 것으로 예상됐던 관석이 마지막 회 쿠키 영상에 깜짝 등장하는 것 대해서 류승룡은 “결말을 촬영할 당시 관석이 죽는지 아닌지에 대해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결국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결론이 났다”며 “관석이 살아있으니, <무빙> 시즌 2 제작이 확정됐던 것처럼 이번 <파인>도 2기가 제작돼 바다가 아닌 땅을 파는 관석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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