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세대 인터넷 방송인 유튜버 대도서관(나동현)이 영면에 든다.
대도서관의 발인은 9일 오전 8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고인의 빈소에는 전 부인인 유튜버 윰댕(이채원)과 고인의 여동생이 함께 상주로 이름을 올려 마지막 곁을 지켰다.
대도서관은 지난 6일 오전 8시 40분쯤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6세. 지인은 그가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이미 사망한 고인을 발견했다. 범죄 혐의점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고인에 대한 부검을 진행하고 타살 등 혐의점은 없다는 1차 구두소견을 냈다. 경찰은 대도서관이 지병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과수 부검감정서를 회신받은 뒤 정확한 사인을 판단할 예정이다. 고인의 지인들은 그가 생전에 심장 관련 통증을 호소했다고 진술했다.
대도서관은 2010년대 초반 욕설과 폭력성, 선정성이 난무하던 아프리카TV(현 숲)에서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고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는 방송을 선보인 1세대 방송인으로 분류된다.
당시 대도서관의 이러한 방송 스타일은 당시 파격적인 시도였다. 대도서관은 ‘부모님이 봐도 되는 방송’ ‘스피커를 켜고 볼 수 있는 유일한 방송’이라고 불리며 초등학생부터 직장인까지 폭넓은 시청자층을 확보했다.
대도서관은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을 넘어 재치 있는 상황극과 더빙을 곁들인 시트콤처럼 방송을 진행했고 시청자들의 고민 상담도 해주는 등 소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대청자’로 불리는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도서관의 행보로 인해 ‘인터넷 방송계의 유재석’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착한 개인 방송’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이로인해 대도서관은 인터넷 방송인 최초로 대기업 광고를 유치하며 1인 미디어 산업적 가능성을 증명했고 이는 수많은 크리에이티브에게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
이뿐 아니라 아프리카TV 생방송 편집본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 또한 입증했고 표준 수익 모델을 정착시켰다. 그는 2018년 ‘유튜브의 신’을 출간하며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며 롤모델이 되기도 했다. 사망 직전 그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144만명에 달했다.
대도서관은 방송통신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MBC ‘100분 토론’ KBS ‘명견만리’ 등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해 1인 미디어와 게임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맞서 목소리를 높여왔다. 대도서관의 이러한 행보는 인터넷 방송인의 사회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도서관이 한창 활동하던 때인 2012년 9월 자신의 라이브 방송에서 한 이야기가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는 “하고 싶은 일 너무 많다. 내 꿈은 한량이다. 한량이 돼서 내가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살겠다”며 “강연도 다니고, 책도 쓸거고, 된다면 대학에서 강연도 하면 좋고, 그리고 IT기업도 하나 만들어서 CEO도 되고 싶고, 여유가 된다면 영화에 엑스트라도 나가서 개성있고 웃긴 조연도 되고 싶고, 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다. 죽기 전에 내 목소리가 담긴 다큐멘터리 하나 찍고 싶다”고 했다.
실제 대도서관은 최근까지 여러 강연과 저서 활동을 한 것에 이어 영화 조연 출연까지 성공하며 과서 자신이 말한 대부분의 꿈을 이뤘다.
특히 어두운 가정사를 뚫고 여러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 보기 드문 인터넷 방송인이기에 고인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들의 추모 행렬이 뒤따르고 있다.